美 제재 뚫은 中 화웨이 “EUV 장비 없이 첨단 반도체 생산”
2031년까지 1.4나노 생산 계획
美언론 “기술 검증 필요한 단계”

중국 정보기술(IT) 대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첨단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제조 방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26일 중국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화웨이 반도체 부문 책임자인 허팅보는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회로시스템학회(ISCAS) 발표에서 “자체 개발한 로직폴딩 기술을 통해 2031년까지 1.4나노미터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분야 선두주자인 대만 TSMC는 같은 목표를 2028년까지 달성할 계획이다.
미국은 2019년 이후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해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핵심 장비와 부품의 대중 수출을 막았다. 이후 중국은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의 자립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화웨이의 이번 발표는 EUV 장비 없이도 5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의미다.
허팅보는 “새로운 기술은 반도체 제조 개념의 전환에서 비롯됐다”며 반도체 내 트랜지스터 밀도를 높여 성능을 개선하는 기존 방식 대신 반도체 내부 요소 간 통신 시간을 최적화하는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 그는 이를 ‘타우 스케일링 법칙’ 또는 ‘허의 법칙’으로 명명했다. 여기에 기반한 반도체 설계 기술이 로직폴딩이다.
그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이런 도전이 더 빨리, 더 어렵게 다가왔다”며 “우리의 해결책은 실현 가능하고 비용도 감당할 수 있다. 새 반도체의 성능은 다른 경로로 만든 반도체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올가을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용 차세대 ‘기린(Kirin)’ 칩에 로직폴딩 기술을 처음 적용할 방침이다.
미국 CNBC는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컨설팅 회사인 DGA그룹의 폴 트리올로 기술·아시아·미주 지역 책임자는 “적층·폴딩 설계는 실질적인 집적도 향상을 가져올 수 있지만 화웨이가 진정한 1.4나노급 제조에 필요한 공정, 수율, 전력, 열 관리, 소자 성능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가 엔지니어링 전략을 일종의 ‘법칙’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부사장은 “화웨이의 접근법은 아직 대규모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열 제약과 패키징 복잡성을 유발해 제조 수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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