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로 시작해 BTS로 끝났다
![방탄소년단(BTS)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포함, 트로피 3개를 들어올렸다. [사진 빅히트 뮤직]](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7/joongang/20260527000333752ugqo.jpg)
K팝의 날이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4년여 만에 ‘아리랑’으로 컴백한 방탄소년단(BTS)이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했다. 다국적 K팝 걸그룹 캣츠아이는 ‘올해의 신인상’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OST ‘골든’은 K팝 최초로 ‘올해의 노래상’을 거머쥐었다.
BTS는 2021년 아시아 가수 중 처음으로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한 지 5년 만에 재탈환했다. 올해 그래미 어워즈 수상자인 배드 버니를 비롯해 브루노 마스,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해리 스타일스 등 글로벌 팝스타 9명과 경쟁한 결과다.
이날 RM은 “아미(팬덤명) 여러분, 우리가 다시 해냈어요(We made it once again)”라며 “멤버 모두가 군 복무를 마친 뒤에 이렇게 귀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은 BTS로 시작해 BTS로 끝났다. 오프닝은 BTS의 ‘훌리건’ 무대가 장식했다. 최근 미국 네바다주 얼리전트 스타디움 콘서트 장면을 영상으로 송출했다. 이를 본 시상식 사회자 퀸 라티파(미국 래퍼 겸 배우)는 “(BTS의) 무대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소화해 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뒤이어 BTS는 ‘송 오브 더 서머’ ‘베스트 남성 K팝 아티스트’ 부문에서도 상을 받아 3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신설된 ‘송 오브 더 서머’ 부문에 오른 BTS 새 앨범 ‘아리랑’의 타이틀곡 ‘스윔’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엘리자베스 테일러’, 해리 스타일스의 ‘아메리칸 걸즈’ 등을 제치고 초대 수상곡이 됐다. ‘베스트 여성 K팝 아티스트’는 걸그룹 트와이스에게 돌아갔다.
![‘골든’을 부른 이재도 4관왕을 기록했다. [EPA=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7/joongang/20260527000335001vxju.jpg)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팀은 4관왕에 올랐다. 주제곡인 ‘골든’이 ‘올해의 노래’ ‘베스트 팝 송’ 부문에서 상을 받은 데 이어, 이를 부른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는 ‘베스트 보컬 퍼포먼스’, 전체 OST 앨범은 ‘베스트 사운드트랙’ 부문에서 수상했다. ‘골든’을 부른 가수 이재는 “(노래로) ‘혼문’(극 중 악령이 세상에 침투하는 통로)을 닫았다. 팬들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팀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걸그룹 ‘캣츠아이’도 3관왕을 기록했다. [AFP=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7/joongang/20260527000336237jlht.jpg)
하이브가 게펜레코드와 손잡고 내놓은 글로벌 K팝 걸그룹 캣츠아이는 ‘올해의 신인상’과 ‘브레이크스루 팝 아티스트’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들은 히트곡 ‘날리’로 ‘베스트 뮤직 비디오’ 상까지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캣츠아이는 이날 하와이 해변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꽃 장식 의상을 입고 신곡 ‘핑키 업!’ 퍼포먼스로 시상식 축하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날 K팝의 활약상을 앞다투어 언급했다. BBC는 “BTS가 받은 ‘올해의 아티스트’는 시상식의 최고 영예로 꼽힌다”며 “약 4년간의 공백기를 마치고 복귀한 후 10억 달러 규모의 월드 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이른바 ‘K팝의 왕’들에게 가장 최근에 주어진 화려한 트로피”라고 소개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도 방탄소년단에 대한 팬들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다”며 “캣츠아이 역시 비슷한 수준의 열광적인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 이 그룹이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AMA에서 K팝 아티스트들이 거둔 호성적은 수상자 선정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AMA는 공로상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수상자가 공식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를 통한 팬 투표로 결정된다. ‘팬덤의 화력’이 여느 시상식보다 중요하다.
BTS는 지난해까지 AMA에서 상 11개를 받아 그룹으로서는 앨라배마(23개) 다음으로 많은 수상 기록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휴지기가 길었고 컴백 이후 활동 기간이 짧았던 만큼 올해 대상 수상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K팝 팬덤의 특유의 단단한 결속력은 스타가 잠시 사라진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런 팬 문화가 해외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TS는 지난 3월 컴백 이후 잇따라 성과를 내왔다. 신보 ‘아리랑’은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타이틀곡 ‘스윔’ 역시 ‘빌보드 핫 100’ 1위로 차트에 진입했다.
AMA·빌보드와 더불어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의 수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BTS는 2019년 시상자 자격으로 그래미 무대에 오르고, 2021~2023년까지 각 부문 수상 후보에 지명됐지만 무관에 그쳤다. 임희윤 평론가는 “BTS의 이번 앨범은 참여 프로듀서, 가사에 쓰인 언어 등으로 봤을 때 누가 봐도 그래미를 의식한 게 보이는 작업물”이라며 “올해는 어떤 부문이든 후보에는 오를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고 말했다.
최민지·정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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