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AI 경고장 날렸다…“인간 지배 못하게 무장해제를”

레오 14세(사진) 교황이 즉위 후 열린 첫 회칙(교황의 최고 권위 교서) 발표회에서 “인공지능(AI)이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무장해제(disarmed)돼야 한다”고 선언하며 AI 시대의 기술 권력과 전쟁, 노동 착취 문제를 정조준했다. 이날 발표 자리엔 크리스토퍼 올라 앤스로픽 공동창업자도 참석해 종교계와 기술계의 AI 윤리 논의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황은 25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즉위 후 첫 회칙인 ‘마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를 직접 발표했다. 그는 “AI는 이제 무장해제돼야 하며, 그것을 지배·배제·죽음의 도구로 만드는 논리에서 해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무장해제’는 AI 기술 자체를 거부하자는 뜻이 아닌, 소수 권력자나 기업이 AI를 독점해 인간을 통제하는 상황을 막자는 의미다. 교황은 AI 기술을 신의 권위에 대한 도전을 상징하는 성경 속 바벨탑과 비교하며 “또 하나의 바벨탑 건설을 포기하고 공동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무기화와 노동 착취 문제도 겨냥했다. 교황은 “AI로 개발된 무기엔 가장 엄격한 윤리적 제약이 적용돼야 한다”며 “AI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 결정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AI 중심으로 돌아가는 디지털 경제 구조를 “새로운 형태의 노예제”로 규정하며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의 이번 회칙에 대해 “AI 개발 규제 완화를 위해 움직여 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만들었다”(AP)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교황은 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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