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애인 고용과 미래, AI와 보조공학기기의 만남

2026. 5. 2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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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인공지능(AI) 기술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산업과 일상의 중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AI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면서 기존 일자리를 줄이고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걱정도 크다. 특히 노동시장의 취약계층인 장애인들에게 또 다른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AI가 누군가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가능성을 확장하는 기술이 된다면 AI가 장애인의 삶과 고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활용된다면 이는 더 큰 사회적 가치를 가지게 된다.
보조공학기기는 장애인의 직무 수행과 일상생활을 지원한다. 과거에는 불편함을 보완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AI와 결합해 새로운 단계로 진화 중이다.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글라스가 대표적 사례다.

AI가 주변 환경을 음성으로 설명하고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면서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원활하게 돕고,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역시 생성형 AI와 스마트글라스의 결합이 시각장애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과거에는 일본·미국·유럽 등 해외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국내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AI 기술을 활용한 보조공학기기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캘리포니아주립대 노스리지 보조공학 콘퍼런스 2026에서 이러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스타트업 망고슬래브는 복약 정보 등을 즉시 점자로 변환하는 AI 점자 라벨 솔루션을 선보였고, 오리누는 AI 기반 점자 워크스테이션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우리 기술이 추격 단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갈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다.

AI와 보조공학기기의 결합은 장애인 고용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술을 통해 장애인의 역량을 확장하고,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빠른 기술인지로 결정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느냐가 진정한 경쟁력이다.

이러한 기술의 변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오는 5월 28일과 29일, 서울 aT센터에서 열리는 제21회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 박람회에서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보조공학기기들이 소개된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제품 전시를 넘어 장애인의 미래 일자리와 기술 혁신의 방향성을 함께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보조공학기기 박람회 슬로건은 '사람을 위한 따뜻한 기술'이다. 기술은 인간을 대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존재한다. AI와 보조공학기기의 결합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더 포용적인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또 하나의 마중물이다. 기술의 변화가 가져온 장애인 고용의 미래, 다 함께 확인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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