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D조] 이슈메이커 미국, 전력은 백중지세

D조는 참가국 전력 차가 크지 않아 ‘숨겨진 죽음의 조’로 불린다. 공동개최국 미국이 축구 안팎으로 각종 이슈를 빨아들이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지만 경쟁자 튀르키예(유럽), 호주(아시아), 파라과이(남미)와의 실질적인 경기력 격차는 크지 않다.
1994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컵을 다시 개최하는 미국은 압도적인 홈 어드밴티지에 기대를 건다. 21세기 들어 최고 성적이 8강(2002)인데, 이번 대회에 그 이상으로 도약해 ‘프로스포츠 천국’이라 불리는 자국에서 축구의 존재감을 드높이는 게 목표다.
미국은 4년 전 카타르 대회 16강행을 이끈 그렉 버홀터 감독과 결별-재결합-재결별의 끈적한 관계를 이어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첼시 감독을 선임하며 변화를 줬다. 크리스천 풀리식(AC밀란)을 비롯한 유럽파 주축 선수들이 일제히 전성기에 접어들었고, 공격적인 포백과 안정적인 스리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다양성을 강화했다.

튀르키예는 2002년에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뒤 무려 24년 만에 본선 무대를 다시 밟는다. 한동안 월드컵에서 관전자의 위치였지만,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했다. 지난 2023년 이탈리아 출신의 빈첸조 몬텔라 감독을 선임한 뒤 특유의 역동성에 탄탄한 조직력을 덧붙여 본선행에 성공했다.
아르다 귈레르(레알 마드리드), 케난 일드즈(유벤투스) 등 20대 초반의 싱싱한 2선 공격진이 골 사냥을 이끈다. 중원에선 백전노장 하칸 찰하놀루(인터밀란)가 중심을 잡는다. FIFA랭킹 기준으로 D조 참가국 중 두 번째지만, 24년 공백에 따른 경험 부족이 변수다.

‘사커루’ 호주는 4년 전 카타르 대회에서 16강에 오르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지만, 당시 그라운드를 누빈 황금세대의 퇴진 이후 확실한 키 플레이어가 등장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4년 사령탑에 오른 토니 포포비치 감독이 공격진을 네스토리 이란쿤다(왓포드) 등 젊은피 위주로 개편하며 공을 들였지만, 여전히 팀의 중심은 34세 베테랑 수문장 매튜 라이언(레반테)이다.
파라과이는 16년 만의 본선행을 이룬 이번 대회를 통해 한때 남미에서 브라질-아르헨티나의 양강구도를 위협하던 존재감을 회복한다는 각오다. 지난 2024년 아르헨티나 출신의 구스타보 알파로 감독 부임 이후 어느 팀을 만나도 쉽게 밀리지 않는 특유의 끈끈한 플레이스타일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는 평가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다. 호주와 조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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