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 초기업노조 교섭중지 가처분 기각…소명 부족”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법원이 기각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지난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마련한 잠정 합의안도 절차적 명분을 유지하게 됐다.
수원지법 민사31부(수석부장 신우정)는 26일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 사건의 피보전권리 또는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채무자(초기업노조)는 2025년 11월 운영위원회를 통해 단체교섭을 위한 20개 안건 중 5개를 선택하도록 하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고, 이를 토대로 교섭요구안을 확정했다”며 “소속 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위해 사용자·사용자 단체와 교섭하고 단체 협약을 체결할 고유한 권한을 가진다”며 “설령 채무자가 교섭요구안을 확정하면서 총회 또는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해도 채권자가 대표자에게 단체교섭 과정에서의 절차 위반에 관한 책임을 추궁하거나 교섭행위 자체를 중단시킬 권리를 가진다고 볼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섭요구안이 특정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에 치우치는 등 하자가 있다는 점을 채권자들이 충분히 소명했다고 볼 수 없고, 교섭요구안이나 이를 확정한 행위를 무효로 볼 만한 사정에 관한 소명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채무자는 현재 회사 측과 이 사건 단체교섭에 관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전체 조합원들의 찬반투표가 진행 중”이라며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하자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없이 채무자의 이 사건 단체교섭 행위는 이미 종료되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는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중심의 초기업노조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지난 15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수원지법은 이날 삼성전자 DX 부문 직원 중심의 제3노조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제기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중지 요구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이달 29일로 지정했다. 심문기일이 투표 마감일(27일 오전 10시) 이후로 잡히면서 현재 진행 중인 찬반투표 절차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게 됐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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