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탁’ 문구 보고 없었다…스타벅스 ‘탱크데이’ 해명 보니

스타벅스코리아의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했다.
이번 논란은 ‘탱크’라는 이름의 텀블러 이벤트로 불거졌다. 지난 18일 스타벅스가 공개한 ‘책상에 탁! 탱크데이’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진입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사실 은폐를 위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고 발표했던 내용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논란의 핵심 내용을 팩트체크했다.
신세계가 일부러 만들었다?!
대개 기업에서 이벤트를 진행할 때는 여러 단계의 결재를 거친다. 이번 이벤트는 스타벅스코리아 전략기획본부 기획담당 산하 커머스팀에서 기획했는데 ‘기획자→해당 팀 팀장→기획 담당 임원→ 전략기획본부장→대표이사’의 결재를 거쳤다. 5단계를 거쳤는데도 문제를 몰랐다는 점에서 ‘의도적이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이벤트는 지난 3월 30일 새로운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기획이 시작됐다. 4월 3일 ‘탱크·단테·나수’라는 이름을 가진 텀블러를 묶어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같은 달 15일 ‘단테데이’(5월 15일), ‘탱크데이’(5월 18일), ‘나수데이’(5월 20일)의 행사명과 일정이 확정됐다.
신세계 측에 따르면 새로운 색상이 나오는 단테를 가장 앞세우고 당시 증정품을 확보하지 못했던 나수를 가장 늦게 배치하면서 탱크 이벤트가 18일로 결정됐다. 이후 20~22일에 걸쳐 커머스팀이 기획담당 임원과 전략기획 본부장, 대표이사에게 보고(대면·이메일)했고 22일 해당 이벤트가 최종 확정됐다.
이후 커머스팀은 탱크 이벤트에 ‘책상에 탁’, 단테는 ‘한손에 착’, 나수는 ‘가방에 쏙’을 삽입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당시 기획자는 탱크의 셀링 포인트가 ‘책상, 데스크 메이트(책상 친구)’였던 만큼 커다란 텀플러를 책상에 놓고 쓰라는 의미로 해당 문구를 만들었다.
커머스팀은 해당 이벤트 문구 삽입을 담당 임원이나 경영진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후 13일 소셜커머스(SNS) 홍보가 시작됐고 18일 ‘책상에 탁! 탱크데이’ 이벤트가 진행됐다.

텀블러 이름이 계엄군 탱크를 뜻한다?!
5월 18일과 ‘책상에 탁’ ‘탱크데이’가 겹치면서 텀블러 명칭이 ‘탱크’인 점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5·18민주화운동을 노리고 작명했다는 의혹이다. 탱크라는 텀블러 명칭은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정하지 않았다.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텀블러의 명칭과 용량은 텀블러를 만드는 해외 제조사에서 결정한다.
제조사가 명칭과 용량을 정해서 텀블러를 만들면 스타벅스 본사에서 공장 심사와 안전 테스트 등을 거쳐 승인한다. 이후 각국 스타벅스는 승인받은 텀블러의 색상이나 외관 디자인을 자국 문화에 맞게 변경해 출시한다.
탱크 텀블러 명칭에 대해 해당 제조사는 “The model name was inspired by real water tank(물탱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입장이다.
텀블러 용량이 박근혜 전 대통령 수인번호다?!
탱크 용량(503㎖)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500㎖나 510㎖ 같이 큰 단위에 맞추지 않고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됐을 당시 수인번호(503호)를 뜻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스타벅스 텀블러는 명칭과 함께 용량도 해외 제조사가 정한다. 탱크는 17온스(oz)로 출고됐다. 호주나 태국같이 oz를 사용하는 국가는 용량을 17oz로 표기하고 한국이나 일본 같이 ㎖를 사용하는 국가는 1oz당 29.5735295625㎖로 환산해 503㎖로 표기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023년부터 탱크를 판매하고 있다.

‘탱크 듀오 세트’ 할인율이 집단 총기 발포일이다?!
탱크와 미니 탱크 텀블러로 구성된 ‘탱크 듀오 세트’의 할인율(21%)이 5·18민주화운동 집단 총기 발포일인 5월 21일을 뜻한다는 논란도 있다. 20%나 25%가 아닌 어중간한 수치라는 것이다.
듀오 세트는 탱크(3만5000원)와 미니 탱크(2만5000원)를 합쳐서 각각 구매할 때보다 싸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미니 탱크 가격을 50% 할인해 1만2500원으로 책정, 듀오 세트를 4만7500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정상가(6만원)보다 21% 싼 가격이다.
여기에 6개 탱크 색상이 육사 출신인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상징한다는 의혹도 있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탱크는 총 12가지 색상이고 이번에 이벤트를 진행한 색상은 총 7종이라고 해명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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