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공무원들, 입법 만능주의 벗어나야…시행령·지침으로도 가능”

이재명 대통령이 응급의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모든 제도를 반드시 법률로 만들 필요는 없다”며 공직사회의 ‘입법 의존 관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응급의료법 개정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법률과 시행령, 규칙에는 위계가 있지만 모든 제도를 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권리를 직접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경우는 법률에 근거해야 하지만, 일반적인 제도 설계나 공익 목적의 행정은 법률이 금지하지 않으면 시행령이나 규칙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은 무슨 일이든 입법부터 하려 한다”며 “법 하나 만들려면 몇 달, 심하면 몇 년씩 걸리는데 우리가 해야 할 제도 개선이 수천 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공무원 사회에 퍼진 ‘소극 행정 문화’도 문제 삼았다.
그는 “전에는 적극 행정을 장려하려고 제도까지 만들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일을 하면 직권남용이니 감사니 하면서 수사와 문책이 따라오니까 다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일 안 하는 게 능사가 돼 버렸다”며 “열심히 일한 공직자가 평가받아야 하는데 새로운 시도를 하면 처벌받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꼭 법률이 아니어도 가능한 범위에서는 시행령이나 부처 규칙, 업무 지침 등을 적극 활용하라”며 “입법에만 매달리다 보면 행정이 지나치게 느려지고 국가 역량도 소모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 법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모든 정책 변화를 입법으로 처리하려 하면 결국 아무 일도 못 하게 된다”며 각 부처에 보다 능동적인 행정을 주문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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