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 보험설계사 아시나요…“월 200만원” 광고의 비밀
![손해보험사들이 판매 채널을 늘리기 위해 ‘N잡’ 부업 설계사 모집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보험사의 부업 설계사 모집 광고. [사진 각사 캡처]](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6/joongang/20260526000507743xnnu.jpg)
“하루 한 시간으로 월 150만원 수익” “월급 외 추가 소득 월 225만원 가능”.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내건 부업 설계사 모집 광고다. ‘N잡’ 보험 설계사가 늘고 있다. 본업을 유지하면서 보험 영업으로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불완전 고용, 불완전 판매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부업 형태로 보험을 판매하는 N잡 설계사는 지난해 1만7591명이었다. 2024년 5332명에서 1년 새 1만2259명(229.9%) 늘었다. N잡 설계사 모집은 대형 손보사가 주도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원더’, 메리츠화재 ‘메리츠파트너스’에 이어 올해 들어 삼성화재 ‘N잡크루’, KB손해보험 ‘KB N잡러’까지 각각의 명칭을 내걸고 부업 설계사를 모집하고 있다. 이들 손보사는 부업 설계사 모집부터 자격시험 신청, 교육, 위촉, 판매까지 대부분 절차를 비대면으로 처리한다. 부업 설계사도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온라인 시스템에 접속해 보험 계약을 처리하는 형태로 일한다.

한 보험사에 부업 설계사로 등록한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가족과 지인 영업만 해도 용돈 벌이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라며 “회사를 그만둔 이후에는 전업 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길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사가 부업 설계사 모집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 규제가 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과 사업비 증가를 막기 위해 ‘1200%룰’을 도입했고, 내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계약 첫해(초년도) 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다. GA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며 계약을 늘려왔던 보험사의 위기감이 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영업망 외에 다른 판매 채널이 필요해진 상황”이라며 “CM(온라인) 채널은 단순 상품 위주라 복잡한 상품 판매에 한계가 있어 결국 N잡 설계사 모델까지 확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보험 설계사 조직이 ‘전업 전문직’에서 ‘플랫폼형 부업 노동’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이를 보험사의 ‘강물 전략’으로 설명했다. 일부 설계사를 장기에 걸쳐 육성하기보다 신규 인력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보험업계에선 상당수 신입 설계사가 가족·지인 영업 이후 고객 확장에 실패하면서 1~2년 안에 이탈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고수익 부업’이란 광고 문구와 달리 부업 설계사가 실제 손에 쥐는 돈도 적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실적이 있는 부업 설계사는 1만3205명으로 전체의 75.1% 수준이지만, 1인당 연 모집 건수는 2.9건에 그쳤다. 월평균 소득 역시 13만원으로 전속 설계사 평균 329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부작용도 우려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부업 설계사는 지인 위주 영업 이후 계속 계약을 성사시키기 쉽지 않아 배달 플랫폼처럼 완전히 자리 잡기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 계약 관리 공백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부업 설계사 모집을 확대 중인 보험사를 대상으로 자체 교육 강화와 완전판매 절차 준수를 주문했다. “월 수백만원 가능” 같은 과장 광고와 소득 부풀리기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도 지도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모든 부업 설계사에게 1대 1 멘토를 배정해 설계 오류나 소비자 민원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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