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는 모두, 안온하길”…‘모자무싸’가 전한 위로
박해영 작가가 완성한 ‘구원 서사’
구교환·고윤정·오정세 등 배우들 호연
“인생 드라마” 시청자 호평 이어져

저마다 말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넨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가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24일 방송된 ‘모자무싸’ 최종회(12회)는 모든 인물이 안온함에 이르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나의 아저씨’(2018) ‘나의 해방일지’(2022)에 이은 박해영 작가의 서정적 대사와 차영훈 감독의 감각적 연출, 배우들의 빛나는 호연이 어우러졌다. 2%대로 출발한 시청률은 이날 5.3%(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치를 기록했고, 포털사이트 시청자 게시판에는 “인생 드라마”라는 평이 이어졌다.

20년째 영화감독으로 데뷔하지 못하고 자격지심과 불안감에 시달렸던 황동만(구교환)은 마침내 첫 영화를 찍고 신인감독상까지 받았다. 내내 상상했던 장황한 수상 소감 대신, 형 황진만(박해준)과 조카 영실, 자신의 곁을 지켜준 영화사 PD 변은아(고윤정)를 향한 마음만을 간결하게 말했다. 그간 자신의 무가치함을 감추려 정신없이 쏟아냈던 많은 말들이 더는 필요치 않게 된 것이다.
다른 인물들도 단단하게 성장했다. 유년 시절 엄마(배종옥)에게 버림받은 트라우마 속에 살았던 은아는 과거 아픔에 굳건히 맞서기로 한다. 의붓자매 장미란(한선화)과는 마음을 터놓는 진짜 가족이 된다. 잘나가는 영화감독이지만 제작사 대표 아내(강말금) 덕을 봤다는 열등감에 휩싸였던 박경세(오정세)는 이혼 위기를 넘기고 “1등은 못해도 3등은 하겠다”며 다시 작품을 쓴다.

각자 삶에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더불어 이겨내는 연대와 구원의 서사가 따뜻한 여운을 남겼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누구나 황동만이 될 수 있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사는 모습이 극에 투영돼 큰 공감을 끌어냈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나를 충만하게 해준다면 살 만하지 않느냐는 메시지가 울림 있게 남는다”고 평했다. 이어 “황동만 역을 구교환이 아니었다면 해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교환은 불안과 결핍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분투하는 인물의 복합적 감정을 섬세하고도 유려하게 그려냈다. 구교환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시청자들의 리뷰를 읽으며 문득 ‘저기에도 내가 있구나’를 느꼈다”면서 “어디선가 자기 자신만의 무가치함과 치열하게 싸우고 계신 분들께 잠시나마 안온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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