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돈 준대서 서명” 한신대 사건 유학생들, 사실확인서 제출

한신대학교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강제출국 사건’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당시부터 명의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며 재판에 넘겨진 교직원들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확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당초 이들을 포함한 일부 유학생들의 고소(진정)로 강제 출국 논란이 촉발돼 사건이 진행된 만큼 향후 재판에서 강제 출국 피해가 실제 있었는지를 놓고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우즈벡 유학생 A씨(23)와 B씨(21)는 지난달 29~30일 수원지법에 “우즈벡 출신 변호사라는 사람이 자기 지시를 따르면 학교로부터 2만 달러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었다”며 “(고소장 제출을 위한)구글 설문, 전자메일로 제출된 진술서는 모두 내가 쓴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냈다.
법원에 제출된 사건 기록을 보면 A씨, B씨처럼 전자메일로 진술서를 낸 유학생은 총 5명이다. 이들 중 2명이 해당 진술서가 자기 의지대로 작성된 게 아니라며 양심 고백 성격의 사실확인서를 뒤늦게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이들은 본인들의 잔고 증명(수도권 대학의 경우 1000만원 이상 3개월 예치)을 어겨 출국하게 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재판에 넘겨진 교직원들에 대한 불만이 없으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각자 법원에 낼 사실확인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A씨는 지난달 중앙일보와 만나 “출국한 다음 날 한국어를 잘한다는 우즈벡 사람이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유학생들을 초대한 뒤 학교를 고소해야 한다고 부추겼다”며 “고소를 원치 않았는데, 허위로 내 명의를 도용했다. 허위 진술서를 낸 유학생 중엔 ‘알라 앞에 잘못했다’며 자책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A씨와 B씨는 모두 2024년 여름 한신대 어학당으로 돌아와 어학연수를 마친 뒤 한국 대학에 입학해 유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B씨는 “출국 당시엔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관련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며 “브로커 말대로 되는 게 없어서 문제를 제기했다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추방당했는데, 고소인으로 돼 있다는 사실이 무섭다. 나는 2024년 여름 다시 한신대로 돌아와 어학당을 수료한 뒤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우즈벡 유학생 강제출국 사건은 지난 2023년 11월 27일 한신대 어학당 유학생 23명 중 21명을 학교 측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본국으로 되돌려 보내면서 발생했다. 수도권 대학의 어학 연수 비자(D4)는 1000만원 잔고 재정증명을 3개월간 유지해야 하는데, 우즈벡 출신 어학연수생들은 대부분 이를 어긴 상태였다고 한다.
학교 측은 출입국당국이 재정증명을 사후 충족하더라도 D4 비자를 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학생들을 데려왔는데, 돌연 불법 체류 단속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아 마지못해 우즈벡 유학생들을 돌려보냈다는 입장이다.
수원지검은 사건 발생 2년 4개월 만인 지난 2월 2일 국외이송약취, 특수감금, 특수강요 혐의로 국제교류원장 최모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우즈벡 유학생들을 버스에 태워 출국시킨 학교 측 행위에 강제성이 있었다는 등 이유에서다. 당시 평택출장소장이었던 김모씨도 한신대 국제교류원 측으로부터 13회에 걸쳐 200여만원 상당의 금품 및 향응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 첫 공판은 오는 26일 오전 11시20분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 정윤섭) 심리로 열린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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