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이던 맨유, 캐릭으로 광명 찾다… '리그 3위+UCL 복귀' 명가 재건 시동? [PL 결산]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제2차 세계대전 이래 최악이라고 평가받던 올 시즌 맨유가 마이클 캐릭 감독 선임을 기점으로 급격한 반등을 이룩했다. 먼 길을 돌아온 맨유가 명가 재건의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한국시간)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최종 라운드가 모두 종료됐다.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던 맨유는 최종전 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을 상대로 기분좋은 3-0 대승을 거두면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맨유의 최종 성적은 38경기 20승 11무 7패(승점 71)로 3위다. 시즌 초중반 굴곡을 생각하면 천지개벽 수준의 결과물이다.
올 시즌에도 깊은 터널만 걷던 맨유가 톱3로 시즌을 마칠 거라고 예상한 여론은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PL 15위로 자존심을 제대로 구긴 맨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마테우스 쿠냐, 브라이언 음뵈모, 베냐민 세슈코 등 전력 보강에만 2억 파운드(약 4,06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 그만큼 후벵 아모림 감독에 대한 신임은 대단했다. 그러나 '고집불통 스리백'으로 대변되는 아모림 감독의 시스템은 여전히 맨유 구단과 부조화를 일으켰다.

"내 전술 바꾸고 싶으면 날 잘라라", "교황이 말해도 전술 안 바꾼다" 등 굵직한 어록을 남긴 아모림 감독은 올 시즌 맨유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개막 첫 4경기 1승 1무 2패를 기록, 아모림 감독 부임 기준 PL 31경기 승률 26%라는 1950년대 이래 맨유 지휘봉을 잡은 감독 중 최저 승률을 선보였다. 이후 들쭉날쭉한 결과로 어찌저찌 시즌을 치러가고 있던 맨유는 리그 5~6위권을 왔다 갔다 했으나, 승점 추이를 볼 때 선두보다 하위권에 가까운 성적을 쓰고 있었다.
결국 맨유는 결단을 내렸다. 부진한 성적, 답답한 경기력과 더불어 보드진과 마찰까지 일으킨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고 구단 전설 출신 마이클 캐릭 감독에게 임시 사령탑 임무를 맡겼다. 사실 이 시점에서도 맨유의 반등을 기대하는 여론은 별로 없었다. 캐릭 감독은 맨유 수석코치를 지낼 정도로 팀 사정에 밝은 인물이지만, 마땅한 감독 경험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미들즈브러 때가 유일했다. 그마저도 성적 부진으로 퇴진했다.


그러나 캐릭 감독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맨유의 대반등을 이끌기 시작했다. 데뷔전부터 난적 맨체스터시티를 2-0 격파하더니, 이어진 PL 챔피언 아스널까지 3-2 제압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캐릭 감독은 복잡한 아모림식 스리백을 벗어던지고, 과거 맨유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는 실리적인 역습 축구로 맨유 팬들의 향수와 만족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그렇게 캐릭 체제 맨유는 리그 17경기 12승 3무 2패로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중하위권에 가까운 5~6위에 머물던 맨유는 캐릭 부임 후 순위를 3위까지 흠씬 끌어올렸다.
멀게만 느껴졌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복귀까지 이룩했다. 맨유는 지난 35라운드 라이벌 리버풀과 승부에서 세슈코와 쿠냐의 맹활약으로 전반을 압도했고 돌아온 코비 마이누의 극장골로 3-2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결과로 맨유는 10년 만에 리버풀전 더블은 물론 UCL 본선 진출권 확보까지 성공했다.
성과를 인정받은 캐릭 감독은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본래 올여름 팀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캐릭 감독의 예상 밖 활약에 맨유 수뇌부들이 동했다. 정식 후보군에만 머물던 캐릭 감독은 시간이 갈수록 유력 후보로 삽시간 떠올랐다. 결국 맨유는 지난 22일 2028년까지 최대 3년 계약으로 캐릭 감독에게 정식 지휘봉을 맡겼다. 캐릭 감독으로 광명을 찾은 맨유가 올 시즌을 기점으로 명가 재건의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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