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감사의 정원' 잇단 호평…교육의 장·시민 휴식처로 각광 [데일리안이 간다 148]

진현우 2026. 5. 2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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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8명, 감사의 정원서 대형 태극기 배경 무료 기념사진 촬영 이벤트
"이전에는 너무 광활했던 광장…참전국 기리는 것 자체로도 뜻 깊어"
해외 관심도 상승…콜롬비아 매체 "감사 및 국제 연대 상징 공간"
23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 내 '감사의 정원'에서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자, 찍겠습니다! 크게 웃으시고! 하나, 둘, 셋!"

지난 23일 저녁 8시. 해가 서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서울 광화문광장 내 감사의 정원 앞에서 청년 8명이 모여 대형 태극기를 배경으로 감사의 정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무료로 기념사진을 촬영·제공해주고 있었다.

가로 5.4m·세로 3.6m 크기의 '특호' 태극기와 가로 4.5m·세로 3m 크기의 '1호' 태극기 등 다양한 크기의 태극기를 배경으로 시민들은 봄날의 추억과 함께 6·25 전쟁에 참전한 22개국의 희생을 기렸다.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장용주씨는 "태극기라는 것이 월드컵 때만 드는 게 아니지 않는가"라며 "시민들에게 대형 태극기를 통해 자긍심을 일깨워주고 6·25 전쟁에 참전한 영웅들을 기리는 헌정 행사 차원에서 이번 이벤트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한국전쟁 교훈 되새기는 장소…시민 휴식처 역할도

지난 12일 개장한 감사의 정원은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대한민국이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한 역사를 바탕으로 감사와 보답의 가치를 나누기 위해 조성됐다.

감사의 정원은 대한민국과 6·25전쟁에 참전한 22개국(미국, 영국, 캐나다, 튀르키예, 호주, 그리스, 필리핀, 태국, 에티오피아, 네덜란드, 콜롬비아, 뉴질랜드, 벨기에, 프랑스, 남아공, 룩셈부르크, 스웨덴, 노르웨이, 인도, 덴마크, 이탈리아, 독일)을 상징하는 지상 조형물 '감사의 빛 23', 지하 미디어 전시공간 '프리덤 홀' 등으로 구성된다.

'감사의 빛 23'은 국군 및 참전국 용사의 헌신으로 이뤄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상징하는 6.25m 높이 23개 조형물이다. 조형물들은 각 참전국 현지에서 직접 채굴하거나 기증받은 석재로 만들어졌다. 각 기둥 측면에는 해당 참전국 언어로 새긴 시와 문학 글귀가 새겨져 있다.

각 기둥 하단에 새겨진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해당 국가의 참전 역사와 상세 정보가 펼쳐진다.매일 저녁 8시~11시(동절기 저녁 7시~10시)에는 23개 조형물에서 쏘아 올린 빛이 광화문 일대 밤하늘을 수놓는 야간 빛 연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지하에 조성된 '프리덤 홀'은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이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도약한 성장 과정과 달라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 체험 공간으로 조성됐다.

23일 저녁 시민 및 관광객들이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내 '감사의 빛 23'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특히 감사의 정원은 단순히 한국전쟁 참전국들을 기리는 조형물일 뿐만 아니라 시민이나 관광객들의 휴식처가 되기도 했다. 특히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20도 아래로 내려가는 비교적 선선한 날씨 속, 시민들이나 관광객은 잠시 조형물에 앉으며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거나 광화문 일대를 바라보며 서울의 야경을 만끽했다.

특히 인근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 아리아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함께 광화문을 찾았다가 감사의 정원에 방문했다는 이기수(30·서울 서초구)씨는 "이전에는 광장이 크다 보니 너무 광활한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감사의 정원이 생기면서 조금 더 미학적인 느낌이 더해진 것 같다"며 "거기에 6·25 전쟁 참전국을 기리는 의미 자체도 뜻이 깊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정모(31·서울 서대문구)씨 역시 "참전국을 기리는 공간이 서울 도심에 생겨서 의미가 있다"며 "정치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참전국에 대해 감사하고 추모하는 공간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관광객들 발길 이어져…"아름다운 건축물" "연대 정신 보여줘"

해외에서도 광화문광장에 조성된 감사의 정원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콜롬비아 매체 레드마스(Red+ Noticias)는 지난 19일 '한국, 콜롬비아를 가장 높은 자리에서 기리다 : 상징적 기념물이 연간 2700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된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았다. 콜롬비아는 한국전쟁 당시 남미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참전한 국가이기도 하다.

레드마스는 해당 기사에서 한국전쟁을 계기로 이어져 온 한국-콜롬비아 우호 관계를 소개했다. 아울러 감사의 정원을 "참전국에 대한 감사와 국제 연대의 상징 공간"이라고 조명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내 감사의 정원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감사의 정원을 찾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참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조형물에 새겨진 국기를 배경으로 '인증샷(인증 사진)'을 찍으며 조형물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인도에서 왔다는 비나야크씨 부부는 "기둥 형태의 건축물이 아름답다"며 "국가별로 조형물이 세워진 독특한 형태가 놀라웠다"고 감사의 정원을 찾은 소감을 말했다.

동유럽 슬로바키아 관광객인 크리스티나씨는 "감사의 정원은 희생이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함을 상기하는 것 같다"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던 참전국들의 연대 정신을 보여주기 때문에 긍정적인 조형물"이라고 밝혔다.

2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지하에 마련된 '프리덤 홀' 모습. ⓒ데일리안 진현우 기자

◇ "6·25 잊지 말아야 할 전쟁…예산 낭비 주장 과장돼있어"

일부 진영에서 제기하는 '200억 예산 낭비' 주장은 상당히 과장된 것이라는 데 시민들의 의견도 일치했다. 감사의 정원 조성 예산은 지상 조형물과 지하 '프리덤 홀'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날 프리덤 홀에서 만난 대학생 허모씨는 "서울 중심에 이런 시설과 조형물을 조성하면 그정도 예산은 당연히 들어갈 것 같다"며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오는데 이왕이면 제대로 된 걸 보여줘야 된다"고 평가했다.

지하에 조성된 프리덤 홀의 정면과 측면을 채운 대형 미디어월에는 22개 참전국의 영상과 이미지가 교차하며 흐른다. 검은 패널 벽면 가득 참전용사 이름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고 그 뒤로 자유 FREEDOM, 희생 SACRIFICE, 감사 GRATITUDE, 평화 PEACE 네 단어가 한글과 영문으로 쓰여있다. 다가오는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떤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배울 수 있는 교육적 장소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사의 정원이 연간 2700만 명이 찾는 광화문광장에서 세계인들에게 평화와 국제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상징적 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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