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티 10년사 첫 '연속 우승 실패'… 작별 예고한 명장, 새 시대 분기점 직면 [PL 결산]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맨체스터시티가 10년 동안 이어진 펩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처음으로 2시즌 연속 리그 타이틀을 놓쳤다. 연속 우승 실패로 한 시대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새 시즌 변곡점을 맞이한 맨시티다.
25일(한국시간)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최종 라운드가 모두 종료됐다.
맨체스터시티가 숨 막히는 추격전 끝에 PL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 초반 초유의 부진을 겪으면서도 가까스로 최종 3위를 거둔 맨시티는 올 시즌 설욕의 각오와 함께 돌아왔다. 시즌 내내 아스널을 턱밑 추격하던 맨시티는 특유의 우승 DNA가 '역전 우승'으로 발현될 뻔했으나, 시즌 말미 결정적 순간에서 발목 잡히며 38경기 23승 9무 6패 승점 78점 리그 2위로 마무리했다.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처음 벌어진 2시즌 연속 리그 무관이다.
올 시즌 준비가 부족했던 것도 아니다. 맨시티는 나이가 들고 기량이 하락한 카일 워커, 일카이 귄도안, 에데르송 등을 방출했고 라얀 셰르키, 티자니 라인더르스, 라얀 아이트누리, 잔루이지 돈나룸마 등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젊은 피들로 채웠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무르익은 10년 시스템 아래 에너지 넘치는 팔팔한 엔진들이 자리 잡으면서 또 한 단계 성장한 '펩시티'를 보여줬다.

맨시티는 기존 강점인 높은 점유율의 지공 방식에다 강한 압박을 추가했다. 라인더르스, 셰르키 등 기동력 좋은 새얼굴들이 중원에서 유려한 발기술과 전진 능력을 발휘했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포든도 시즌 초 훌륭한 폼을 보여주면서 존재감을 보였다. 여기에 드리블 머신으로 변모한 제레미 도쿠와 겨울 합류한 앙투안 세메뇨가 좌우 측면 파괴력까지 더하면서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한층 강화된 전력으로 맨시티는 리그 일정을 대체로 순항했다. 개막 첫 1승 2패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3연승, 2연승, 6연승 등 빠르게 승점을 회복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선두 아스널을 승점 5점 내로 꾸준히 뒤쫓았다. 시즌 중후반부 들어 극히 세트피스 의존된 공격으로 아스널이 몇 차례 답답한 결과를 거둘 때 맨시티는 연승 분위기를 타면서 격차를 3점 이내까지 좁히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 한고비를 넘기는 뒷심이 부족했다. 잡고갈 팀은 확실히 꺾으며 10년 동안 6회 우승이라는 엄청난 유관력을 뽐낸 맨시티는 올 시즌 들어 언더독들에게 한 번씩 발목을 잡히곤 했다. 29라운드 노팅엄포레스트, 30라운드 웨스트햄유나이티드, 35라운드 에버턴, 37라운드 본머스 등을 상대로 무승부에 그쳤다.

첫 번째 원인은 후반전 수비 집중력 부족 때문이었다. 올 시즌 맨시티는 후반 실점 비율이 무려 73.9%(24실점)다. 위 경기들도 대부분 리드 상황에서 후반 실점으로 3점 확보에 실패한 사례들이다.
두 번째 원인은 부진한 원정 성적이다. 홈에서 14승 3무 1패 골득실 +32로 압도적인 모습에 반면 원정에서는 9승 6무 4패 골득실 +21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위 예시로 든 4경기 중 3경기가 원정이기도 하다. 과르디올라 감독 특유의 스몰 스쿼드 운용도 충분히 원인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맨시티를 꺾고 우승한 아스널은 여름을 통해 탄탄한 더블 스쿼드를 구축할 정도의 뎁스를 확보해 시즌 내내 안정적인 승점 벌이에 성공한 것과 대비된다.
맨시티 새 역사를 쓴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여름 팀을 떠날 예정이다. 후임자로는 올 시즌 첼시에서 경질된 엔조 마레스카 감독이 유력하다. 과르디올라의 시대가 마무리되는 만큼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하다. 펩시티의 10년사가 2시즌 연속 리그 우승 실패로 끝난 건 분명 아쉽지만, 맨시티는 과르디올라가 높여놓은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올 시즌을 확실한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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