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기숙형 국제학교 건립 속도… ‘글로벌 교육도시’ 도약

안창한 2026. 5. 25.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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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이슈]
영국 명문 CCB 29년 9월 개교
외국인 투자 유치·우수 인재 확보
정주 여건 개선 등 ‘3대 과제’ 해결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1558명 규모
경북 포항시와 영국 명문 기숙형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컨(CCB) 관계자들이 지난해 11월 포항시청에서 국제학교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국제 수준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며 ‘글로벌 교육도시’로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경북 최초의 외국교육기관 설립으로 산업과 교육, 정주 환경을 아우르는 도시 경쟁력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우수 인재 확보, 지역 정주 여건 개선이라는 ‘3대 과제’를 동시에 풀기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다.

국제학교 설립은 또 다른 기회

CCB 관계자들은 포항시 남구 자곡동 경북과학고등학교를 방문, 시설과 운영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포항시 제공

포항은 포스코, 에코프로 등 글로벌 기업과 포스텍,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갖춘 도시다. 이를 기반으로 이차전지·바이오·수소 등 신산업 분야에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연이어 지정되며 ‘신산업 혁신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포항은 뛰어난 산업·연구 기반에 비해 글로벌 기업 유치와 해외 전문 인력 정착의 핵심인 ‘국제 수준의 교육 인프라’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국제 수준의 교육 인프라 부족이 외국 기업과 전문 인력 유치의 한계로 지적됐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도 교육 환경 부족은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주된 애로 요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FDI 도착액의 76%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반면 영남권은 3.5%에 그쳤다. 산업 기반 대비 투자 유치 성과가 낮은 배경에는 교육 인프라 격차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포항시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외국교육기관 설립으로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외국교육기관을 산업·교육·정주 여건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도시 발전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외국교육기관이 외국인 투자 유치, 우수 인재 유입, 미래 신산업 육성, 지역 인구 확보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또 지역 균형발전을 견인할 지렛대로 외국교육기관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지난해 11월 영국의 명문 기숙형 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컨(CCB)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최근 타당성 조사 및 실행계획 수립을 마무리하며 사업을 구체화했다. CCB는 1541년 헨리 8세가 설립한 전통 명문 기숙학교로, 이공계 중심 교육과 전인 교육에서 탁월한 학업 성취도를 거두고 있다.

CCB의 첫 해외 분교

포항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될 CCB의 첫 해외 분교 조감도. 포항시 제공

포항에 설립될 학교는 CCB의 첫 해외 분교가 될 전망이다. 포항 외국교육기관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다. 외국 학교법인이 국내 경제자유구역 내 설립 운영하는 정식 교육 기관으로 일정 범위 내국인 입학이 허용되며 국내 학력도 인정된다.

포항시는 지난달 28일 경북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외국교육기관 설립 타당성 조사 및 실행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하고, 내년 초 지방재정투자심사 준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학교는 포항경제자유구역 펜타시티 내 약 6만6000㎡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1267억원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68학급, 1558명 규모다. 중·고등학생은 기숙사 생활을 기본으로 하는 ‘글로벌 기숙형 교육모델’이 적용된다.

포항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될 CCB의 첫 해외 분교 조감도. 포항시 제공


교육 과정은 공인된 글로벌 인재 양성 과정인 국제 바칼로레아(IB)와 영국식 ‘A-레벨’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IB는 스위스의 비영리기구인 ‘IBO’가 운영하며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은 교육 과정이다. 전 세계 110개국, 4500개 이상의 주요 대학에서 입학 자격을 인정받고 있다.

A-레벨 역시 영국, 미국, 유럽, 아시아권 주요 대학 진학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국제 교육 과정이다.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이 공식 인정하고 있어 학생들의 진로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학교는 최고 수준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학업·체육·문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수준 높은 캠퍼스로 지어질 예정이다. 교사동, 기숙사, 커뮤니티 라운지, 실내 수영장, 체육관, 크리켓 경기장, 다목적 운동장, 테니스코트, 공연장 등을 포함한다. 부지는 포항시가 별도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교육은 미래의 경쟁력

포항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될 CCB의 첫 해외 분교 조감도. 포항시 제공

포항시는 외국교육기관을 산업과 정주 환경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전문 인력의 가족 동반 정착을 유도하고, 지역 내 교육 수요를 흡수해 인구 유출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한다.

영남권에서는 매년 약 5800명의 학령인구가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규 학교는 연간 약 1600명의 국내외 교육 수요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차전지·바이오·수소·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구조와 맞물려, 교육 인프라가 기업 유치와 인재 확보를 동시에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지방 도시의 교육·산업 연계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국제 교육 기회를 지방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지역 균형발전의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포항시 관계자는 “외국교육기관 설립은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정책”이라며 “중앙부처 협의를 포함한 모든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해 글로벌 교육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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