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942만원 vs 176만원… 반도체 호황의 그늘 ‘격차 경제’

양민철 2026. 5. 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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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제조업 임금 조사 결과
슈퍼 사이클 과실 삼전닉스 집중
전체 산업 평균의 2배 넘게 받아
역대급 성과급이 격차 더 키울 듯
연합뉴스


반도체 대호황이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사회의 ‘격차 경제’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전체 산업 평균의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월급 통장에 다달이 찍히는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사업장 규모와 정규직 여부에 따라 700만원 이상 벌어지기도 한다. 수출 실적에서 반도체 쏠림 현상도 나날이 굳건해진다. 반도체 호황의 열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문제와 함께 격차 경제 해소라는 과제도 떠안게 됐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직원 평균 연간 임금총액은 1억5800만원, SK하이닉스는 1억8500만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21.5%, 58.1% 늘어난 액수다. 만약 두 기업 근로자가 공휴일이 포함된 주에도 주 52시간을 모두 채워 일했다고 가정할 경우 시급 총액은 삼성전자가 약 5만8000원으로 전체 산업 정규직 평균(2만8599원)의 2배를 넘는다. 같은 방식으로 추산한 SK하이닉스의 시급 총액은 약 6만8000원으로 전체 평균 대비 2.4배 수준에 달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과실이 두 기업에 집중되면서 근로자 간 급여 격차는 사업장 규모와 고용 형태에 따라 크게 벌어지고 있다.


2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 포털(KOSIS)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업종이 포함된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종사자의 1인당 월 임금총액은 상용 근로자(정규직 및 1년 이상 계약직)가 약 746만원이었다. 반면 임시(1개월 이상~1년 미만)·일용(1개월 미만) 근로자는 약 269만원으로 477만원 낮았다. 2020년 316만원 수준이었던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간 월 임금총액 차이가 5년 만에 1.5배가량 늘었다.

사업장 규모에 따른 월 급여도 700만원 이상 벌어졌다. 이 업종에서 근무하는 상용 근로자의 급여는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이 월 942만원이었지만 300인 미만 중견·중소 사업장은 450만원으로 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300인 미만 사업장의 임시·일용 근로자 급여는 176만원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사업장의 상용 근로자와 비교해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최근 급여 격차를 키우는 요인은 성과급이다. 지난해 근로자 특별급여를 보면 정규직은 587만원이었으나 비정규직은 49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반도체 업종의 ‘역대급 성과급’은 이 격차를 더 벌릴 전망이다.

수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2199억 달러 중 43.5%인 957억 달러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상위 5대 기업이 기록했다. 전체 수출 증가액(603억 달러)의 82.8%도 이들 ‘톱5’ 기업이 차지했다. 나머지 6~100위권 기업의 수출 증가분은 58억 달러로 전체 증가분의 9.6%에 불과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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