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아니네” 李 빵 터트린 그 남자 목소리…복지부 영상 비밀

“제가 아는 국민들이 좀 많아서 그런데요.”
지난 20일 열린 제22회 국무회의 겸 제9차 비상경제점검회의. 각 부처의 정부 출범 1주년 국정 성과보고가 이어지던 이 날 다소 무겁게 흐르던 분위기 속에서 보건복지부의 성과보고 영상은 이렇게 시작됐다.

영상 속 남성은 복지부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로 전화를 걸어 질문을 이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목소리로 “아이 키우는 국민 입장에선 매달 지출이 상당히 큰데 국가가 좀 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냐”, “당장 오늘 먹을게 급한 분은 어쩌냐”, “퇴원한 어르신이 집에서 혼자 지내야 한다면” 등의 질문을 연달아 던졌다.
이에 상담사는 ▶아동수당 13세까지 단계적 확대 ▶‘그냥 드림’ 사업 전국 확대 ▶통합돌봄 전면 시행을 차례로 설명했다. 상담사의 목소리는 정은경 복지부 장관의 목소리와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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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아동수당 단계적 확대: 기존 만 8세 미만이던 대상자를 만 13세 미만까지 매년 1세씩 단계적 확대(2017년 이후 출생아는 만 13세까지 지급). 기본 지급액은 월 10만원. 비수도권 및 인구감소지역 아동은 추가 지급.
②‘그냥 드림’ 확대: 생계가 어려운 국민 누구나 복잡한 절차 없이 기본적인 먹거리를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 2026년 300개소까지 확대 예정.
③통합돌봄 시행: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통합·연계해 제공하는 사업. 지난 3월 27일 전면 시행.
」
李 대통령 빵 터졌다…회의장 뒤집은 목소리
영상 말미 상담사는 “혹시 대통령님이세요?”라고 물었다. 이어 흐림 처리됐던 화면이 전환되자, 성대모사로 유명한 개그맨 안윤상씨가 나타났다.
회의장엔 순식간에 웃음이 터졌다. 이 대통령도 함께 웃은 뒤 “복지부 재밌네요”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복지부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해당 영상은 24일 오후 2시 기준 조회 수 30만 회를 넘었다. 각종 쇼츠(Shorts·짧은 동영상)로 퍼지며 수십만 단위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대변인실 디지털소통팀 직원 7명이 회의를 거쳐 4~5일 만에 제작했다. ‘국무회의에서 틀 1주년 성과 영상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만들었다. 정부와 복지부를 각각 대표하는 이 대통령과 정 장관을 영상의 주인공으로 설정한 뒤 팟캐스트 형식이나 최근 유행하는 인공지능(AI) 캐릭터 방식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킥(결정적 한 방)’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회의를 거듭한 끝에 성대묘사로 유명한 안 씨를 섭외하기로 했다. 안 씨는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영상 속 정 장관의 목소리는 실제 음성을 AI로 학습해 구현했다. 이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사진의 블러(흐림 처리) 강도만 세 차례 수정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실무를 맡은 이은지 주무관은 “국무회의 때 날카로운 질문들이 많았고, 앞선 부처들이 진지하고 웅장한 영상을 준비해 ‘콘셉트를 잘못 잡았나’ 걱정도 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들 고생이 많았는데 호응 덕분에 큰 동기 부여가 됐다”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정책 홍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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