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채용 시대의 그림자… 여성 노동자들이 말한 현실

고도혜 2026. 5. 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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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편향부터 알고리즘 통제까지, AI 시대 노동 문제 진단

[고도혜 기자]

"AI가 들어오면 일이 편해질 줄 알았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들려온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업무는 더 빨라졌고, 더 세밀해졌고, 더 많이 감시받는 느낌이 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깊었습니다.
▲ 인공지능(AI)과 젠더 5차포럼 '노동.일자리'현수막 22일 오후 경기도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2026년 경기여성가족미래포럼 5차 포럼 현장. '인공지능(AI)과 젠더: 노동·일자리'을 주제로 한 대형 현수막이 포럼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고 있다.
ⓒ 고도혜
지난 22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2026년 경기여성가족미래포럼 5차 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과 젠더, 노동·일자리'를 주제로 AI 시대 노동시장 변화와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AI 시대, 정말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을까
▲ 인공지능과 젠더 '노동'일자리'포럼 자료집 “2026 경기여성가족미래포럼 5차 포럼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가 행사 시작 전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인공지능(AI)과 젠더, 노동·일자리’를 주제로 AI 시대 노동시장 변화와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논의했다.”
ⓒ 고도혜
포럼 첫 발표에서는 구교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인공지능의 노동시장 파급효과'를 주제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전문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자료집에는 고객서비스 직원, 계약 검토 업무, 소프트웨어 개발 등 실제 AI 대체 사례도 소개됐습니다.

특히 자료 발표에서는 미국 노동자의 47%가 자동화 영향을 받을 가능성, 국내 일자리 55%가 AI 대체 가능성 상위 30%에 포함된다는 연구 결과 등이 제시됐습니다.
▲ AI 시대, 노동.일자리를 논하다. 22일 오후 경기도여성가족재단 202호에서 열린 마지막 '2026년 경기여성가족미래포럼'에서 경기도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AI 기술의 노동.일자리 해소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고도혜
하지만 이날 포럼에서 반복해서 강조된 건 단순한 '일자리 감소'보다 '노동의 변화'였습니다.

AI가 업무 일부를 대신하면서 노동자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익히고, 데이터를 입력하고, AI 결과를 검토하는 또 다른 노동을 떠안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성 노동자들이 먼저 체감한 변화

이번 연구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여성 노동자들의 체감 변화였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여성 노동자들은 AI 도입 이후 업무량 증가 직무 복잡성 증가 업무 강도 상승을 남성보다 더 크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AI로 인한 고용 불안과 알고리즘 통제에 대한 위협도 더 크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AI가 대신해준다"는 말과 달리 현실에서는 새로운 업무 부담이 생긴 셈입니다.

실제로 이번 포럼에서는 성별·연령별·학력별 일자리 대체 가능성 분석 결과도 제시됐습니다. 여성 비율이 높은 사무·서비스 직군 상당수가 AI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AI 시대 노동·일자리 변화를 논의하는 경기여성가족미래포럼 지난 22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에서 열린 ‘2026 경기여성가족미래포럼 5차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인공지능(AI)과 젠더, 노동·일자리’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고도혜
"AI 채용은 과연 공정할까"

두 번째 발표에서는 홍성민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인공지능 시대, 노동과 차별'을 주제로 법적 문제를 짚었습니다.

가장 큰 쟁점은 AI 채용 시스템의 편향성이었습니다. AI는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기존 사회의 성별 편견이 데이터에 포함돼 있을 경우 차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여성 지원자에게 불리하게 작동한 AI 채용 사례도 이미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 AI가 인사평가, 채용, 교육, 업무관리까지 확대될 경우 노동자 개인정보 보호 문제와 감시 이슈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습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사람'

포럼 후반부에서는 AI 기술 자체를 막기보다, 변화 속에서 노동자를 보호할 제도와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이 산업 전환 과정에서 더 취약해질 수 있는 만큼 맞춤형 재교육과 디지털 역량 강화 정책 필요성도 강조됐습니다.

경기도 역시 AI 산업과 디지털 전환 정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는 기술 발전과 함께 노동 전환 교육, 공정 채용, 개인정보 보호 같은 정책 논의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경기도여성가족재단 현 ‘2026 경기여성가족미래포럼 5차 포럼’이 열린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모습. 이번 포럼에서는 AI 시대 노동시장 변화와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 고도혜
AI 시대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날 포럼이 던진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 사람을 위한 준비도 함께 가고 있는가."

여러분은 AI 시대의 노동 변화, 어떻게 느끼고 계신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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