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앞에 선, 첫 현직 대통령 이재명…"못다 이룬 꿈 완수" (종합)
시민·야당 대표·대선 후보 거쳐 대통령으로 봉하行…민주정부 계승 상징
개혁·균형발전·남북 평화공존 계승 강조
정치적 뿌리와 국정 방향 확인 행보
"수많은 '노무현'들 중 한 사람…국민 삶 나아지는 데 혼신의 힘"
시민으로, 야당 대표로, 대통령 후보로 봉하마을을 찾았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에는 현직 대통령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앞에 섰다. 이 대통령은 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저 역시 수많은 '노무현'들 중 한 사람"이라며 "대통령님의 못다 이룬 꿈, 국민주권정부가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 권양숙 여사와 장남 건호 씨,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국화를 들고 헌화대로 향하고 있다. 2026.5.2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akn/20260523160203793lnvp.jpg)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도식은 '내 삶의 민주주의, 광장에서 마을로'를 주제로 열렸고, 권양숙 여사와 유족,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민석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여권 지도부, 참여정부 인사, 시민 등이 함께했다.
권양숙 여사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이 대통령 부부와 문 전 대통령 부부가 함께 추모식장에 들어섰다. 이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과 검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입장해 내빈들과 인사를 나눈 뒤 1열에 착석했다.
이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자신의 봉하마을 방문 이력을 먼저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에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왔고, 야당 대표로 왔고, 대통령 후보로 인사드렸다"며 "오늘은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임명해 주신 대통령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추모하는 마음을 넘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무게를 느끼며 당신의 뜻을 이어가려 한다"고 했다.
이번 참석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정치적 뿌리와 국정 방향을 확인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면서 ▲반칙과 특권 없이도 성공할 수 있고 열심히 땀 흘린 만큼 정당한 대가를 얻는 사회 ▲수도권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나라 ▲서로를 이해하고 품어주는 공동체 ▲먹고 사는 문제로 삶을 포기하는 일 없는 세상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혁 의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기득권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칙과 특권을 걷어내는 개혁을 강고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상징적 구호였던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이재명 정부의 개혁 노선과 직접 연결한 대목이다. 취임 이후 강조해온 사회 정상화, 공정 회복, 국민주권 강화 기조를 노무현 정신의 연장선에 놓은 것이다.
균형발전 역시 핵심 메시지 중 하나였다. 이 대통령은 "어느 곳 하나 소외되는 곳 없이 전국 방방곡곡의 국민이 고르게 잘사는 균형발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행정수도 이전과 지방분권을 추진했던 노 전 대통령의 유산을 계승해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지역의 삶을 국정 중심에 놓겠다는 의지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6.5.23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akn/20260523160204025ullz.jpg)
남북관계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10·4 남북공동선언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분단의 선을 평화의 길로 바꾸며 10·4 남북공동선언을 이뤄내신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받아,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각종 유화책과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평화와 공존의 원칙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목표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도 계승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신께서 그러하셨듯, 정치적 유불리보다 옳고 그름을 먼저 묻겠다"며 "타협보다 양심을, 계산보다 진심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공한 대통령의 유일한 척도는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임을 마음에 새기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했다.
추도사의 후반부는 '사람 노무현'에 대한 회고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그렇게 불리길 바라셨던 분, 겸손한 권력이 돼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자신을 낮추시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통령 욕을 하며 국민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웃으시던 분"이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유산으로 시민의 힘을 꼽았다. 이 대통령은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역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권력보다 국민의 힘이 더 세다. 민주주의는 몇몇 지도자가 아니라 시민의 참여와 연대로 지켜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그 굳건한 믿음을 우리 대한국민 여러분께서 끊임없이 증명해 주고 계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추도사를 마치며 "당신께서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던 이 나라와 국민을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했다. 이어 "때로는 멈춰서고, 때로는 걸려 넘어질지라도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겠다"며 "우리 모두의 과거이자 미래인 대통령님의 그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2026.5.23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3/akn/20260523160205289gdne.jpg)
이날 추도식에서는 노무현 정신을 삶의 곳곳으로 확장해야한다는 메시지도 이어졌다.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멈추지 말고 광장에서 마을로, 학교로, 일터로, 우리 일상 삶으로 민주주의가 확장되고 깊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추도사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계엄이 선포되던 때 우리는 당신이 그렇게 부르짖고 갈망하셨던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광장에서 똑똑히 목격했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로 인사한 노건호 씨는 노 전 대통령의 삶과 정치에 대해 "냉소와 적대의 악순환 가운데서도 선의와 진정성의 정치를 많은 분들에게 남겼다는 점에서 값졌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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