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이나 더 내라고?”...은마 재건축 분담금 급증 [호모 집피엔스]
전용 84㎡→143㎡ 평형 넓혀 이동하면
추정 분담금 34억에서 64억으로 ‘급증’
서울 강남 재건축을 대표하는 은마아파트가 ‘분담금 쇼크’에 직면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을 앞두고 조합원 추정 분담금을 다시 산정한 결과, 같은 면적대 아파트를 받는 경우에도 부담액이 8개월 새 최대 2억원 가까이 늘었다. 대형 평형을 신청하면 추가 부담은 수십억원대로 뛴다. 공사비와 설계 규모, 공시가격 상승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다.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별 추정 분담금을 다시 공개했다. 지난해 9월 사전조사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추정 분담금은 조합원이 새 아파트를 배정받기 위해 기존 자산 가치 외에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다. 최종 부담액은 관리처분계획 단계에서 확정된다.

평형을 넓히면 부담 증가폭은 더 가파르다. 전용 76㎡ 소유주가 전용 109㎡를 신청하면 추정 분담금은 15억4000만원이다. 전용 84㎡ 소유주가 전용 143㎡를 선택할 경우 부담액은 64억4000만원으로 계산됐다. 지난해 9월 같은 조건의 추정치 34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29억9000만원 불어난 셈이다.
2023년 조합설립 추진 당시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더 크다. 전용 76㎡에서 전용 109㎡로 갈아타는 경우 추정 분담금은 2023년 2월 7억8000만원에서 이번 15억4000만원으로 약 두 배가 됐다. 전용 84㎡에서 전용 109㎡로 이동하는 경우도 4억8000만원에서 12억원으로 뛰었다.

조합은 커뮤니티와 주차장 계획도 분담금 증가 요인으로 설명했다. 은마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고급 단지에 맞춰 커뮤니티 시설을 확대하고 가구당 주차 대수를 늘리면서 연면적이 약 5만평 증가했다”며 “이 같은 내용과 공사비 인상분이 추정 분담금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상승도 변수다. 은마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 30% 안팎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사업에서 비례율을 추정할 때 기준이 되는 종전자산은 감정평가 과정에서 공시가격 인상분을 일부 반영한다. 이번 재산정 이후 사업성을 보여주는 비례율 추정치도 소폭 낮아졌다.
은마아파트는 기존 용적률이 204%로 높다. 새 아파트를 지어도 일반분양 여력이 제한적인 구조다. 올해 2월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받으면서 전체 공급 가구 수가 655가구 늘었지만, 공사비와 연면적 증가분이 함께 반영되며 조합원 부담은 커졌다.
공사비도 부담이다. 3.3㎡당 평균 공사비는 2021년 480만원에서 2025년 808만원으로 올랐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장 중 강남구 압구정4구역은 3.3㎡당 1250만원, 성수1지구는 1132만원 수준이다.
한 정비 업계 관계자는 “일반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더라도 공사비 증가 속도가 더 빠르면 조합원 분담금은 계속 늘 수 있다”며 “분담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조합원이 현금 청산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합은 부담을 낮추기 위한 재검토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은마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사업시행계획인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커뮤니티 규모와 주차 계획 등에 대해 조합원 설문조사를 진행해 전면 재검토하겠다”며 “사업성을 높이고 분담금을 줄일 방안을 계속 찾겠다”고 밝혔다.
한편, 은마아파트는 지난해 정비계획 변경안이 확정되면서 최고 49층, 5893가구 규모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올해 사업시행계획인가, 내년 관리처분계획인가, 2030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 속도만큼이나 중요한 변수는 조합원 부담을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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