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도 "고객 신뢰 잃었다"…'국민 자동차' 닛산은 왜 고꾸라졌나 [뭔日있슈]

도쿄(일본)=전진영 2026. 5. 2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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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닛산, 요코하마 부품 공장 축소 검토
주력모델 생산 거점 구조조정에 언론도 '우려'

'큐브'부터 '스카이라인'까지 일본에서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로는 닛산자동차가 꼽힙니다. 도요타자동차, 혼다에 이은 일본의 3대 자동차 브랜드인데요.

그런 닛산이 요즘 심상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경영난에 국내 공장까지 구조조정 대상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일본 국민 브랜드 닛산이 이렇게까지 경영 위기에 처한 것을 두고 현지 언론들은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요미우리신문 등은 닛산이 요코하마 부품 공장의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것인데요. 2028년부터 본격적인 축소에 들어갈 것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습니다.

닛산의 2026년형 스카이라인. 닛산.

이번 발표가 논란이 된 이유는 요코하마 공장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이 공장은 1935년부터 닛산의 주력모델인 '노트', '엑스트레일'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했던 곳입니다. 닛산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보니 이 소식은 경제계에 충격이 됐습니다. 닛산은 지난해 5월 국내외 7개 생산 거점을 축소하고 직원 2만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경영난을 이기기 힘들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지난 13일 결산 발표 기자회견에서는 이반 에스피노사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에서는) 닛산의 평판이 크게 떨어져 고객 신뢰를 잃고 있다"며 회사가 처한 경영 환경을 인정하기도 했죠.

이번 위기는 여러 문제가 맞물려서 터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언론들이 지적한 점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신차 출시가 지연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졌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혼다나 르노와의 관계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면서 경영 계획이 불확실해졌다고 지적합니다.

일본 도요게이자이가 지적한 것은 신차 출시의 지연인데요. 2022년 이후 닛산이 일본 시장에 눈에 띄는 신차를 거의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식 변경은 있었지만, 대표 모델인 미니밴 '엘그란드'조차 15년 가까이 풀 체인지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라는 겁니다.

당시 도요게이자이는 닛산에 근무했던 전직 임원의 발언을 인용, 에스피노사 CEO에게도 이 책임이 있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CEO로 취임하기 전까지 상품 기획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었는데, CEO로 취임한 이후에 이렇다 할 신차 출시가 안 됐다는 것인데요. 그러면서 시장의 관심이 점점 멀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를 의식해서일까요. 닛산은 요코하마 공장 축소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올여름 신형 엘그란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하지만 이 신차 공백은 하루아침에 생긴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일본에 보도된 닛산 실적 기사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합니다. 2018년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이 체포되면서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등 경영 혼란이 이어졌고, 이후 코로나19와 장기화한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회사가 개발에 투자할 여유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닛산이 지난해 발표한 '리 닛산(Re:Nissan)' 프로젝트 대표 이미지. 닛산.

여기에 르노, 혼다와의 문제가 겹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졌습니다. 곤 전 회장의 체포 이후 제휴 관계를 유지해온 르노와 닛산의 협력 구조는 과거보다 훨씬 느슨해졌죠. 그리고 불안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닛산은 2024년 12월 혼다와 경영통합 추진을 발표합니다. 이 때문에 주가가 반등하는 등의 효과가 있었는데요. 문제는 이 경영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EBC파이낸셜그룹은 발표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프'로 대표되던 닛산의 전기차(EV)도 여러 라이벌을 맞이하게 됩니다. BYD, 테슬라 등이 치고 올라오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인데요.

현재 닛산은 경영 재건을 위한 '리 닛산(Re:Nissan)'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습니다. '많이 팔기'보다는 '효율적으로 팔기'를 주 내용으로 삼고 있습니다. 생산 거점과 차종을 줄여 수익성을 회복하는 내용인데요. 여기에 신차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다른 파트너사들과 기술 협력도 계속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닛산은 다시 '국민 브랜드'로 올라설 수 있을까요? 이번 구조조정이 닛산의 위기를 해결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다시 브랜드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일본 언론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쿄(일본)=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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