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투표전 치열… 더 깊어지는 勞·勞 갈등
삼전 비메모리 사업부 표심 변수
가결 전망 높지만 부결운동 촉각
소외된 DX는 “부결시켜야” 반발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 투표가 22일 시작돼 하루 만에 70%에 육박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가 가결되면 잠정합의안이 최종적인 법적 효력을 갖게 되며 노사 갈등은 종결된다. 대체적으로 가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지만, 성과급 격차에 대한 노·노(勞·勞) 갈등이 커지고 비메모리 직원들을 중심으로 부결 운동이 시작되면서 결과를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오후 2시12분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엿새간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실시 중이다. 전자투표로 진행되며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고, 이중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이 가결된다. 만약 부결될 경우 노사는 원점으로 돌아가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초기업노조(7만850명)와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1만6286명) 등 모두 8만7136명이 투표권을 갖는다. 이날 오후 8시25분 기준 초기업노조 투표율은 66.16%, 전삼노는 69.15%를 기록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핵심 내용은 사업성과 10.5%를 재원으로 하는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이다. DS 부문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특별경영성과급과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포함해 올해 1인당 최대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가 예상되는 비메모리 사업부(파운드리·시스템LSI)의 예상 수령액은 2억원 안팎이다. 반면 비반도체(DX) 부문 직원들은 상생 차원으로 마련된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투표가 가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조합원 80% 이상이 DS 부문 소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DS와 DX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최대 10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DX 부문 직원을 중심으로 부결 운동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메모리 사업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성과급을 받는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의 표심도 변수다.
DX 기반의 제2·3노조인 전삼노와 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동행노조)은 이날 경기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정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을 열고 “DX 부문의 안정적 영업이익이 DS 부문 투자로 이어져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며 재교섭을 촉구했다.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은 “메모리 사업부가 아닌 DS 내 다른 사업부와도 연대를 해서 분명히 부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찬반 투표를 앞두고 1만명이 넘는 DX 부문 직원들이 전삼노와 동행노조에 대거 가입한 것도 변수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공동교섭단에서 탈퇴했던 동행노조는 투표권이 없다”고 밝혔고 동행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합의안이 가결된다 해도 노조 간 갈등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전삼노와 함께 공동투쟁본부를 꾸렸으나 지난 4월 “DX 부문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최 위원장은 합의안 부결 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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