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 그루의 장미 군락, 이런 장관이 또 없습니다
[김홍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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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만 송이의 화려한 속에서 올해의 나를 닮은 단 하나의 향기를 찾아본다. |
| ⓒ 김홍의 |
장미가 한창 피어나는 5월 22일, 공기 속에 스며든 새벽의 향기를 만나기 위해 다시 그 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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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많은 장미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속에도 하나의 향기가 피어난다. |
| ⓒ 김홍의 |
이곳의 역사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사업의 일환으로 불법 경작과 잡목으로 방치되어 있던 도당산 자락의 2만여 평 부지를 일구기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시련의 계절에 심긴 151종, 2만5830본의 장미 나무들은 해를 거듭하며 무성해졌고 어느덧 15만 그루에 이르는 거대한 군락을 이루었다.
한 그루당 평균 7~10송이의 꽃이 핀다고 계산해 보면 이 정원에는 실제로 100만 송이가 넘는 장미가 동시에 고개를 드는 셈이다. '백만송이'라는 이름은 결코 수사적인 과장이 아니다. IMF라는 시련의 시기를 이겨내고 피어난, 이 공간이 품고 있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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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겹겹이 핀 장미로 향기가 가득한 정원은 걷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풍경과 힐링이 된다. |
| ⓒ 김홍의 |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해가 뜨면 햇살에 장미향이 서서히 옅어진다는 점이다. 태양이 대지를 데우기 시작하는 순간, 밤새 꽃잎 속에 머물던 짙은 향기들은 공기 속으로 가볍게 흩어져 버린다. 그래서 사람들보다 먼저 도착한 장미원에는 아직 흩어지지 않은 향기가 머물러 있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과 느릿한 바람 사이를 걷다 보면 세상의 모든 향과 색이 오롯이 나에게만 건네지는 선물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부드럽고 달콤한 향부터 짙고 묵직한 향까지, 150여 종의 장미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향은 생각보다 깊고 세밀하다. 이때의 여행은 더 이상 눈에 머물지 않는다. 코끝이 먼저 반응하고 감정이 그 뒤를 따라온다. 이른 아침의 부지런함은 단순히 주차난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다. 옅어지기 전의 장미향을 가장 온전히 만나기 위한 여행자의 경건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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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톤다로 이어지는 꽃길. 수많은 색과 향기 사이를 걷다 보면 오월 한가운데에 서있게 된다. |
| ⓒ 김홍의 |
정오가 가까워질수록 방문객은 빠르게 늘어난다. 사람들에 치이지 않고 이 평화로운 순간을 온전히 기록하고 싶다면 결국, 조금 더 일찍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물론 새벽이 어렵다면 늦은 시간의 장미원도 충분히 아름답다. 해가 지고 조명이 켜진 뒤의 정원은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사람들 사이를 피해 나만의 시선이 머무는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그것 역시 이곳을 즐기는 또 하나의 여행 방식이다. 해마다 조금씩 미적인 요소가 더해지며 변해가는 풍경은 같은 장소를 매년 다시 찾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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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미향 사이로 이어진 작은 길을 걸으며, 나만의 향기를 천천히 발견해보는 시간도 좋다. |
| ⓒ 김홍의 |
어린왕자는 수많은 장미 중에서도 자신이 시간을 들여 정성껏 돌본 '단 하나의 장미'만이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곳에 백만 송이의 장미가 피어 있어도, 결국 여행자의 마음에 남는 것은 내가 걸음을 멈추고 숨을 나누었던 그 한 송이, 혹은 그 찰나의 순간일지 모른다.
부천 백만송이장미원은 단순히 꽃을 구경하고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다. 지나온 계절의 소란스러움을 잠시 내려놓고 다가올 뜨거운 여름을 준비하며 스스로의 향기를 돌아보는 숨 고르기의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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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만 송이의 화려함 속에서 나만의 장미향을 찾아보는 장미공원 여행을 권한다. |
| ⓒ 김홍의 |
- 축제기간: 2026년 5월 23일(토) ~ 6월 7일(일)
- 위치: 네비게이션 '부천 백만송이장미원' 검색
- 입장료: 없음 (무료 개방)
- 주차: 공간 협소. 공원 내 무료주차장 및 인근 유료공영주차장 또는 축제기간 임시주차장 이용 권장(주말 아침 8시 이후엔 혼잡 극심)
- 시설: 보도블록 및 나무계단 산책로 조성 / 공원 내 화장실 없음 (방문 전 확인 필수)
- 골든타임: 오전 06:00~08:00(햇살이 강해지면 향기가 흩어지므로 이른 아침 방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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