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함, 北 무기밀수 의심 제재 대상 화물선 호위…대한해협 통과”

러시아 군함들이 북한에서 무기를 밀반출해 운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제재 대상 화물선들을 호위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에 따르면 러시아의 군함 2척과 해군 군수지원선 2척은 지난 9∼10일 러시아 화물선 6척과 함께 대한해협을 통과했고, 이후 12∼13일 오키나와 현이리오모테 섬을 지났다.
일본 측은 선체 번호(333·343)로 군함들을 식별하고 ‘스테레구시급 유도미사일 호위함’으로 분류했다. 추가적인 세부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NK뉴스의 프리미엄 서비스 NK프로가 일본 측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선체 번호에 해당하는 선박은 최근 러시아 태평양함대에 추가된 러시아 초계함 소베르셴니(Sovershennyy)호와 레즈키(Rezkiy호)로 확인됐다. 6척의 화물선은 안가라·레이디R·마이아-1·레이디마리이아·카피탄다닐킨·레이디D 호로 각각 식별됐다.
지난 3년 간 안가라·레이디R·마이아-1 호는 북한 나선항에서 러시아로 운송할 군수품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컨테이너를 싣고 러시아 보스토치니항으로 운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레이디 R호는 가장 최근인 지난 4월 21일 라손항에 정박했다.
선박 위치 정보 추적 서비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마이아-1·레이디D·레이디마리이아·카피탄다닐킨 호 등 4척은 이날 기준 베트남 남동쪽 약 170∼200해리 해상을 항해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안가라호와 레이디R호는 위치 추적기(트랜스폰더)를 끈 채 계속 항해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2023년부터 이어진 북한과 러시아 간 불법 무기 거래 방식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지낸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NK뉴스에 선박들이 러시아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통상적인 작전 구역을 벗어난 것은 “확연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6척의 선박으로 구성된 선단은 이례적이며, 민감한 화물의 양도 상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이 선단은 장거리 항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목적지에 따라 북한 무기를 서방 전쟁 지역으로 수송하는지, 러시아 무기를 자국 고객에게 수출하는지 명확해질 것”이라며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화물을 철도 대신 해상으로 수송하게 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히나타-야마구치 료 도쿄국제대학 교수도 이번 항해가 “북한과 러시아 간 공급망 재편을 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군사 호위에 주목하며 이 선박들이 러시아가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 둘 수 없는 귀중한 화물을 싣고 있거나 실을 계획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임무를 마친 후에도 해당 함정들이 귀환길에 북한을 경유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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