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주인이 바뀐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김지수 2026. 5. 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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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배민 매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왜 아무 말도 안 하는가

[김지수 기자]

 배달 앱 국내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서울 송파구 본사 모습. 2020.4.8
ⓒ 연합뉴스
어느 저녁, 나는 배달을 뛰고 있었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배차를 기다렸다. 배달 현장에서는 주문이 끊기는 걸 '콜사'라고 부른다. 주문이 없어서 생기는 '콜사'가 있고, 소비자가 주문을 하려 해도 할 수 없게 만들어놓은 구조 때문에 생기는 '콜사'가 있다. 가게는 불을 켜고 영업 중이었지만, 소비자 앱에는 '준비중'이라고 떴다. 거리제한 때문이었다.

내가 배회하며 날린 그 시간이 얼마인지 나는 정확히 모른다. 그 시간이 플랫폼의 설계였는지도 증명할 수 없다. 다만 직관이 있다. 현장에서 오래 일하면 생기는 감각이다. 배달앱은 단순한 중개 플랫폼이 아니다. 주문을 만들고 주문을 막고, 라이더의 동선을 짜고, 상점의 노출을 조율하는 기구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라이더의 심리적 절박함을 점수화해 배차에 활용한다는 개발자의 내부 폭로까지 나왔다. 증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터무니없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것이 현장의 감각이다.

배달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수많은 음모론이 돈다. 알고리즘이 기업의 영업비밀로 보호받는 한, 현장에서는 추측과 감각으로 버텨야 한다. 그런데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던 소문이 나중에 사실로 드러나는 일이 반복된다. 이것이 우리의 현장이다.
▲ 2026년 배달앱 거리제한 실태조사 '준비중' 노출로 단골 고객 문의 경험 84.4% 도표
ⓒ 라이더유니온
지난해 가을, 나는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집행부와 함께 경기 화성·오산으로 내려갔다. 배달의민족(아래 배민)을 소유한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과 별도로 시험 운영하던 자사 배달앱 '로드러너'의 시범 지역이었다. 겉으로는 새로운 배달 시스템을 실험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은 달랐다. 개인정보 노출, 배달 완료 후 금액 미표시, 40초 안에 주문을 수락해야 하는 구조, 근무 시작 전부터 이어지는 위치 추적, 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스케줄 방식까지. 우리가 직접 확인하고 모아온 문제 사례만 해도 과장 없이 수백 건에 가까웠다. '로드러너'는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었다. 라이더를 더 세밀하게 배치하고,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장치로 보였다.
▲ 로드러너 현장 스크린샷 40초 수락 제한 화면 또는 위치 추적 '3일간 71번' 화면
ⓒ 김지수
'배달의민족'이 팔릴지도 모른다

독일의 배달업체 딜리버리히어로(DH)는 JP모건을 주관사로 우아한형제들 매각을 추진했고, 우버와 네이버가 8대 2 컨소시엄으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격표는 8조 원이다. 네이버는 5월 19일 공시에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1개월 이내 재공시를 예고했다. 6월 18일이 시한이다.

그런데 더 주목해야 할 일이 있었다. 우버가 DH의 지분 19.5%와 옵션 5.6%를 확보해 DH의 최대주주에 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대목에서 "우버가 배민을 별도로 살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DH의 경영권을 간접적으로 쥐는 게 배민을 직접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즉, 요란한 인수 협상 없이, 조용히 배민이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의 간접 통제 아래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질문이 더 급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각 협상이 무산되어도 배민의 주인이 바뀌는 시나리오가 열렸다.

지난 3월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에서 실시한 '배달플랫폼 거리제한 실태 조사'에서 전국 배달 음식점 점주 314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1%는 '배민'을 통한 주문 비중이 전체 주문의 40% 이상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95.9%는 최근 한 달 안에 '배민'의 거리제한 조치를 받은 적이 있었고, 85%는 그로 인해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고 응답했다. 거리제한을 가장 많이 하는 플랫폼으로 '배민'을 지목한 비율은 95.5%였다. 거리제한 조치에 걸리면 앱 이용자에게 가게는 '준비중'으로 보인다. 소비자는 가게가 문을 닫은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미 84.4%의 점주가 단골 고객에게 "오늘 장사 안 하시냐"는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
▲ 2026년 배달앱 거리제한 실태조사 거리제한 빈도 및 매출 감소 체감(20% 이상 85%) 도표
ⓒ 라이더유니온
배민의 월간 이용자는 2,340만 명이다. 이 플랫폼이 거리제한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점주의 매출이, 라이더의 수입이, 소비자의 선택지가 동시에 움직인다. 개별 기업의 서비스 설계가 이 정도 규모의 파급력을 가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단순한 민간 서비스라고만 부를 수 있는가.
라이더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024년 배민은 기본배달료를 3,0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췄다. 올해 4월 고유가 국면에서 라이더 140명을 설문한 결과, 90%가 전월 대비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하루 평균 주행거리 139km, 월 평균 유류비 31만 원. 비용은 오르고 수입은 줄었다.
▲ 라이더유니온이 직접 시행한 2026년 배달라이더 고유가 실태조사 2026년 2월 대비 3월 소득 변화, 90% 감소 차트
ⓒ 라이더유니온
DH는 2023년 배민 영업이익 6,998억 중 4,127억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2024년에는 영업이익 6,408억의 84%에 달하는 5,372억을 자사주 소각 방식으로 회수했다. 2025년에도 4,900억을 같은 방식으로 회수했다. 3년간 해외로 흘러나간 현금이 1조 4,400억 원이다. 배달료를 깎고, 라이더를 조이고, 상점 수수료 구조를 유지하면서 거둔 이익을 독일 본사의 유동성 위기 해소에 사용한 셈이다. 4조 8천억 원에 사서, 3년간 1조 4천억 원을 회수하고, 이제 8조 원에 되파는 구조다. 혹은 그것도 필요 없이 간접 지배 구조로 넘어가는 구조다.

공공은 이미 배달시장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 추가경정예산에서 공공배달앱 소비쿠폰에만 650억 원을 편성했다. 경기도·서울·광주·경북 등 주요 지자체의 공공배달앱 직접 예산을 합치면 확인 가능한 규모만 1,400억 원을 넘는다. 서울시는 올해 설 명절에 배달전용 서울사랑상품권 250억 원을 서울배달+땡겨요 전용으로 발행했고, 5월에는 온라인 광역 서울사랑상품권 500억 원을 공공배달앱과 연계했다. 상품권에 할인·페이백·쿠폰을 중복 적용하면 최대 40~55%까지 체감 할인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됐다.

그 결과는 어떤가. 지난 2025년 기준 서울배달+땡겨요의 점유율은 7.7%를 기록했다. 의미 있는 숫자다. 그러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배민의 월간 이용자 2,340만 명 앞에서 공공배달앱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공공배달앱이 의미 없다는 말이 아니다. 낮은 수수료와 지역화폐 연계는 상점주와 소비자에게 실제 혜택을 만들어왔다. 그러나 나는 현장 노동자이자 이 문제를 수년간 들여다본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묻고 싶다. 언제까지 공공 재정을 민간 독점 플랫폼 주변에 쿠폰으로 태울 것인가. 재정 여력이 없는 게 아니다. 쓰는 방식이 문제다.
▲ 2025년 11월 25일 로드러너 반대 전국집중집회 라이브 방송 썸네일 배달라이더 방송 라이더TV를 송출하는 '미디어데모스'의 11월 25일 로드러너 반대 전국집중집회 포스터 썸네일
ⓒ 미디어데모스
지난 2025년 11월 25일 1천 명의 라이더와 점주가 배민 본사 앞에서 쿠팡 본사까지 걸었다. '로드러너' 도입 철회를 외쳤고, 국부 유출을 규탄했다. 플랫폼 위에서 서로를 탓하던 이들이 처음으로 같은 방향을 향했다. 배민 안에서 일하는 IT 노동자들도 국회 토론회에서 라이더·점주 단체와 함께 플랫폼 구조의 문제를 폭로했다.

플랫폼 배달노동자와, 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가 같은 자리에 선 것은, 이 문제가 단순한 업종별 이해관계를 넘어선다는 신호다.

배달 플랫폼의 소유구조, 이제 공론화해야 한다

국유화는 흔히 관료가 직접 플랫폼을 운영하는 그림으로 오해된다. 그 이미지에 동의하지 않는다. 관료가 배차 알고리즘을 짜고 수수료율을 결정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소유 구조의 문제다. 지금 배민의 소유권은 해외 자본의 유동성 위기와 글로벌 플랫폼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그 구조 안에서 라이더의 배달료, 상점주의 수수료, 소비자의 선택지는 모두 부수적인 문제가 된다.

반면 소유 구조가 공공적으로 재설계된다면, 직접 매입이든, 국민연금·산업은행·지자체 컨소시엄 방식의 공공 참여든, 공익 이사회 구성이든, 수수료 상한, 라이더 최저운임, 알고리즘 투명성을 구조적으로 요구할 수 있다. 관료가 운영하는 게 아니라, 민주적 통제가 가능한 소유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국유화라는 단어가 도발적으로 느껴진다면, 이 질문으로 바꿔도 좋다. 배달 플랫폼의 소유권이 글로벌 자본의 손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몇 가지 예상되는 반론에 답하고 싶다. "국가가 배달앱을 운영할 수 있나?" 직접 관료 조직이 운영하자는 게 아니다. 공공 지분 참여, 공익 이사회 구성, 전문 경영 체제, 이해관계자 거버넌스를 결합한 사회적 플랫폼 모델을 검토하자는 것이다. 철도나 공항을 관료가 직접 설계하지 않는 것처럼, 소유와 운영은 분리될 수 있다.

"8조 원은 너무 비싸다." 그래서 지금이 검토 시점이다. DH는 유동성 압박 속에 있고, 매각 희망가가 곧 적정가라는 뜻은 아니다. 실사와 협상, 부분 지분 취득, 컨소시엄 방식, 공공 우선매수권 논의 등 다양한 경로가 가능하다.

"공공배달앱도 결국 실패하지 않았나?" 그래서 더 중요한 질문이다. 앱 하나를 더 만드는 방식으로는 이미 한계가 드러났다. 시장 지배력과 가맹점 네트워크, 소비자 데이터를 이미 쥔 플랫폼의 소유구조를 바꾸는 방식까지 검토해야 한다.

"공공성 논의는 지나치다." 배달 플랫폼은 사실상 민간이 운영하는 생활 물류 인프라가 됐다. 독점적 인프라에 대한 공공성 논의는 과격한 주장이 아니라 정상적인 정책 논의다.

물론 공공이 배민을 인수하더라도 쿠팡이츠 등 민간 경쟁자는 남는다. 출혈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정당하다.

그러나 이 질문의 답은 단순한 플랫폼 운영 능력이 아니라, 시장의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에 있다. 공공성을 가진 플랫폼이 시장에 존재하면, 그 플랫폼이 적용하는 수수료 상한·라이더 최저운임·알고리즘 공개 기준이 업계 전체의 기준점이 된다. 개인정보 수천만 건을 유출하고도 책임을 회피하려는 플랫폼, 라이더에게 과도한 속도와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플랫폼, 자영업자에게 이중가격제를 압박하는 플랫폼이 점유율을 늘려나가기 어려운 환경을 정부가 규제와 법제도로 만들 수 있다. 공공 지분을 가진 플랫폼이 그 기준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더 싸게, 더 빠르게가 아니다. 착취하지 않고도 작동하는 플랫폼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6월 18일을 전후해 매각 협상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전에 공론장이 이 질문을 한 번이라도 다뤄야 한다. 혹은 매각 협상이 흐지부지되더라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버가 DH를 통해 간접 통제하는 시나리오에서 배민의 소유 구조는 더 불투명해진다. 공적 논의 없이 지형이 굳어지는 것, 그게 더 위험하다. 배달앱은 이미 공공 서비스처럼 작동하고 있다. 소유권만 아직 공공의 것이 아닐 뿐이다.

※ 본 기고는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공공운수노조 및 산하 조직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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