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자의 V토크] 읏맨이 된 김도훈 “부산 팬들에게 나를 보여주고파”

김효경 2026. 5. 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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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리베로 김도훈. 용인=김효경 기자

프로 데뷔 6년 만에 드디어 기량을 인정받았다. 주전으로 첫 시즌을 치르고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OK저축은행 리베로 김도훈(26)은 이제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꿈을 꾼다.

지난해 이맘때 KB손해보험 팬들은 들끓었다. FA로 임성진을 영입한 건 좋았지만, 보상선수 명단에 빠진 리베로 정민수가 한국전력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팀내 클럽하우스 리더 역할까지 했던 정민수의 이탈은 경기력은 물론 팀 전체에도 영향을 끼칠 게 뻔했다. 기우에 그쳤다. 주전으로 도약한 김도훈이 훌륭하게 구멍을 메웠기 때문이다.

김도훈은 지난 시즌 36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37.18%(5위), 세트당 디그 1.971개(5위)를 기록했다. 세트당 리시브와 디그 횟수를 합친 수비는 4위에 올랐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V리그 주전 세터로 발돋움했다. 경기도 용인 OK저축은행 연습 체육관에서 만난 김도훈은 “부담도 있었지만, 그걸 이겨내는 건 훈련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기회를 잡았으니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많이 훈련했다”고 말했다. 평소보다 몇 배나 흘린 땀이 그에게 결실로 돌아왔다.

KB손해보험을 떠나 OK저축은행으로 이적한 김도훈. 사진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본인의 퍼포먼스에 만족하진 못했다. “10점 만점에 6점”이라고 말한 그는 “더 잘 할 수 있었다. 7~8점까지는 갈 수 있었는데 시즌을 치를수록 통증이 많았고, 컨디션도 많이 떨어졌다”며 “몸이 좀 아플 때도 약을 먹고 참고 뛰면서 훈련량을 늘렸다. 그게 독이 된 것 같다. 주전으로 한 시즌을 치른 경험이 없다 보니 체력 관리가 부족했다. 역설적으로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했다.

김도훈은 드래프트에서 하위 지명(3라운드 1순위, 전체 15번) 선수다. 사실상 3라운드 선수가 프로에서 살아남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4년간 묵묵히 정민수의 뒤에서 땀을 흘렸다. 결정적인 성장의 계기는 2023년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였다. 그는 “급하거나 조급하진 않았어요, 좋은 선배들도 있었으니까 많이 배우고 따라하며 성장하는 걸 느꼈다”고 했다.

최근 상무에 간 고교 1년 후배 임성진에게 “요즘 상무가 잘 돼 있어서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훈련소 팁만 알려줬다”며 웃은 김도훈은 “박삼용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셔서 리베로가 3명인데도 상무에서 경기를 많이 뛰었다. 옆에 (황)택의 형도 있어서 더 성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B로 복귀한 지 2년 만에 김도훈은 유니폼을 갈아 입게 됐다. FA 계약을 통해 OK저축은행으로 이적했다. 옵션(5000만원) 포함 2억 5000만원. 지난해 연봉(7000만원)보다 3배 이상 뛰었다. 김도훈은 “부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셨다”고 씩 웃었다.

OK저축은행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리베로 김도훈. 용인=김효경 기자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은 김도훈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김도훈은 “감독님이 ‘같이 해보자’고 했다. 감독님이 지도력이 좋으니까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전 소속팀 KB에 대해선 “내가 더 잘 했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도 모른다”면서도 “나를 제일 필요로 하는 팀에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물론 KB를 만나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재밌을 것 같다”라고 했다.

처음으로 팀을 옮겼지만 적응 속도는 빠르다. 그는 “(상무에서 같이 뛴)박창성, 김웅비가 잘 챙겨줬다. 처음엔 ‘어떻게 적응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원래 있었던 선수처럼 대해주신다. (KB에서 함께 뛰었던 김)정호 형도 있어서 편하다”라고 했다.

김도훈의 다음 시즌 목표는 정확한 2단 토스를 공격수에게 연결해주는 것이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새롭게 중점을 두고 훈련하는 부분은 ‘패스’다. 리시브나 수비 상황에서 첫 터치가 안 됐을 때 리베로는 2단 토스로 공격수에게 연결해줘야 한다. 최근엔 서브가 강해져 리베로의 토스 능력이 특히 중요해졌다. 김도훈은 “감독님이 세터 출신이라 토스 관련 피드백을 많이 주신다. 손 모양이나 동작을 디테일하게 새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리베로들이 후위에서 점프 토스를 하는 경향이 늘어나는 추세다. 김도훈은 “화려한 토스도 좋지만, 나는 때리기 좋게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하셔서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OK저축은행은 새 연고지인 부산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 속에 지난 시즌을 치렀다. 김도훈은 “다음 시즌 목표는 많이 출전해서 나를 잘 몰랐던 부산 팬들에게 어떤 선수인지 보여주고 싶다. 팀에서 내게 기대하는 부분은 활기찬 모습이고 아직 어린 편이니까 코트에서도 에너지를 불어넣겠다”고 했다. 용인=김효경 기자

용인=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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