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작은 먹구름'…내년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전망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PC, 노트북 판매대 모습[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552842-MG6mj39/20260522103712687xrvg.jpg)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AI)발(發) 반도체 수요를 창출해 내는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 마저 잉여현금이 고갈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후발 주자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AI 반도체 열풍이 파괴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며 대역폭 메모리(HBM)의 수요로 마이크론과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호황이 길어질 때 경쟁자가 늘어나고 공급이 증가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순환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AI발 반도체 호황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결국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우려의 목소리는 삼성전자 출신 전문가로부터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사장을 지낸 경계현 상근고문은 최근 한국공학한림원(NAEK) 주최로 열린 한 포럼에서 "중국 기업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CAPA)을 확장하고 있다"며 "메모리 공급이 급증하는 내년 하반기나 2028년 상반기부터 시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 고문은 빅테크의 투자 축소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빅테크의 설비투자 대비 (이익) 회수가 낮아질 경우 투자 축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경 고문은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 다이렉트 램버스 D램 개발(1997년), 3차원(3D) V낸드플래시 개발(2013년), 128단 3D 낸드 적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출시(2019년) 등 업적을 쌓은 인물이다.
다만 HBM으로 메모리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24년 DS 부문장은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됐다.
AI 데이터 센터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하이퍼스케일러'들조차 점차 승자와 패자로 구분되면서 일부는 현재와 같은 투자 규모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과 잉여현금(FCF) 괴리[출처 : 메리츠증권]](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2/552842-MG6mj39/20260522103714096aaev.jpg)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5년까지는 하이퍼 스케일러들의 기존 사업에서 벌어들인 잉여현금(FCF)과 자본지출(Capex)이 유사한 궤적으로 증가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칩가격 급등과 인프라 비용 급증에 Capex와 FCF의 괴리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아마존은 이미, 메타는 내년에는 FCF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한다"며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경쟁에서 밀릴 경우 불가피하게 포기 선언을 해야 할 기업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불황기에 기술과 자본력이 약한 경쟁사가 탈락하고 호황기에는 과점 업체가 수익을 독차지 했던 D램 시장에서 후발 주자도 막대한 이익을 거두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과점이 깨진다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업체가 중국의 CXMT다. CXMT는 글로벌 순위는 4위이지만 중국 내에서는 1위 반도체 기업이다. 작년 4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7.7%를 기록했다.
CXMT는 작년 18억7천500만위안(약 4천125억원)으로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낸 뒤 올해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268.45% 증가한 330억1천200만위안(약 7조2천억원)의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뒀다.
제임스 매킨토시 WSJ 선임 칼럼니스트는 "당장은 AI가 워낙 압도적이라 추가 공급 물량이 기업의 수익성에 별 타격을 주지 않지만, 호황이 길어지면 시장에는 더 많은 경쟁자가 들어오고 생산능력은 계속 늘어난다"며 "시장의 AI 환상이 현실이 됐다고 해도 승리의 정점에 파멸의 씨앗이 뿌려진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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