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소진 8년 늦췄지만…끝나지 않은 개혁 [국민연금 해부④]

박진석 2026. 5.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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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소진 예상 시점 2056년서 2064년으로
청년 부담·국고 투입·자동조정장치 후속 쟁점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상담실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이번 연금개혁으로 기금 소진 예상 시점은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 늦춰졌다. 기금수익률을 1%p 높인다는 가정에서는 소진 시점이 2071년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누적적자도 경상가 기준 6850조원 줄어드는 것으로 제시됐다.

재정 전망은 개선됐지만 불안 요인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저출생과 고령화는 국민연금 구조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제도부양비는 2025년 28.9에서 2070년 153.8까지 높아지는 흐름이다. 보험료를 내는 사람보다 연금을 받는 사람이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다.

노후소득 보장 문제도 남아 있다. 66세 이상 기준 한국 노인빈곤율은 40.4%로 제시됐다. 소득대체율을 높였지만 노후 빈곤을 충분히 낮출 수 있을지는 별도 과제다. 재정 안정성을 높이면 급여 수준 논쟁이 생긴다. 급여를 더 두텁게 하면 재정 부담이 커진다. 연금개혁이 늘 같은 딜레마에 부딪히는 이유다.

청년세대 부담 논쟁도 계속된다. 2006년생 20세 청년의 생애 평균 보험료율은 개혁 전 14.3%에서 개혁 뒤 12.7%로 낮아지는 효과가 제시됐다.

기금 소진 시점이 늦춰지면 미래세대가 감당해야 할 총부담이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반면 당장 체감되는 변화는 보험료율 인상이다. 올해 9.5%로 오른 보험료율은 2033년까지 매년 0.5%p씩 오른다.

청년 첫 보험료 지원도 쟁점으로 남아 있다. 만 18세 첫 보험료 지원은 당초 자동 지원안에서 신청 방식으로 조정됐다. 18세의 낮은 경제활동률과 자동 가입에 대한 거부감이 반영된 설계다.

고등학교와 대학, 군부대, 지자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하고 26세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다만 신청주의가 실제 가입 확대로 이어질지는 시행 이후 확인해야 한다.

국고 투입 논의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현재도 크레딧과 보험료 지원 형태로 매년 1조원 이상 재정이 국민연금에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추가 국고 투입을 어느 부분에 얼마나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재정 안정화 수단 중 하나로 거론되지만 실제 설계는 남아 있다.

자동조정장치도 다음 논쟁의 축이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와 경제 여건 변화에 맞춰 연금 재정을 조정하는 장치다. 지속가능성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급여 조정 문제와 연결될 수 있어 민감하다. 지난 개혁 논의 과정에서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최종 합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제도 실행 과정의 과제도 있다. 출산크레딧과 군복무크레딧 확대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시행 이후 대상부터 적용된다.

소득 있는 노령연금 수급자의 감액제도 완화는 올해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실제 적용은 2025년도 소득 발생분부터 반영되도록 설계됐다. 제도 시행과 체감 시점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개혁은 기금 소진 시계를 늦췄다. 그러나 재정 안정, 노후소득 보장, 청년세대 부담이라는 세 가지 질문을 모두 끝내지는 못했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은 첫 단계다.

다음 논의는 국고 투입, 자동조정장치, 청년 지원, 급여 보장 수준을 어디까지 조정할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기초연금 지급액 증가가 초래할 국민연금액과의 형평성 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연금 산식에 따라 개인별 수령액이 달라지는 만큼 기초연금 등 다른 노후소득 보장 장치와의 관계 설정도 향후 과제로 남는다는 의미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혁으로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추는 효과는 있었지만 연금개혁 논의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소득보장 강화와 재정 안정성 확보를 함께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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