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훈풍·파업 리스크 해소’…삼성전자 주가 상승세 이어갈까

이창희 2026. 5. 2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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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했다. 그동안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아온 총파업 리스크가 노사 간 잠정 합의로 해소돼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된 영향이다. 여기에 글로벌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까지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51% 급등한 29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는 ‘30만전자’ 고지를 달성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급등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11.17%), 한미반도체(15.65%), 리노공업(7.55%), 제주반도체(24.26%) 등 반도체 관련 종목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번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 합의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후 10시44분 사측 교섭 대표인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 부사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하며 잠정합의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노조가 예고했던 21일 총파업도 유보됐다.

그동안 노사 협상은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작용해왔다. 노사 간 3차 사후 조정 회의 전날 오전 11시23분쯤 삼성전자 주가는 타결 기대감에 장중 28만25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가 합의 불발 소식을 전하며 총파업을 재예고하자 주가는 4.36% 급락한 26만35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노사 협상 잠정 타결 소식으로 파업 리스크가 완화된 점도 반도체주 중심의 긍정적인 수급 환경을 조성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안 내용 자체가 주가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핵심은 DS부문 특별성과급을 현금이 아닌 자사주 형태로 지급하기로 한 점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특별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 성과의 10.5%로 구성된다. 지급률 한도는 별도로 두지 않았으며 배분 기준은 부문 40%, 사업부 60%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 사업부의 70% 수준으로 정해졌다.

특히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면서 현금 유출 부담을 줄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또 지급 물량 가운데 3분의 2에 매각 제한(락업)이 걸려 있어 단기 오버행 우려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지급 물량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지만, 나머지 3분의 1은 1년, 마지막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노사의 잠정 합의는 주가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파업 불확실성 해소와 현금 성과급 지급 대비 현금 유출 부담 감소, 기존 보유 자사주 활용 시 자본지출(Capex) 여력 보존 효과 때문이다. 특히 직원 보상이 주가와 연동되고 지급 물량 중 상당 부분에 락인이 걸려 즉시 매물화되는 오버행 부담도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노사 리스크 해소에 더해 글로벌 업황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액이 816억2000만달러(약 122조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컨센서스인 788억5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와 함께 올해 2분기 매출액 전망치로 910억달러를 제시하며 성장세 지속 가능성도 시사했다. 아울러 차세대 AI칩 ‘베라 루빈(Vera Rubin)’이 3분기 출시 이후 4분기부터 본격 양산 확대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베라 루빈용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한 바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PDDR D램의 구조적 수요 강세와 삼성전자 주도의 공격적 가격 정책으로 시장의 계약가격 상승세가 1분기보다 추가로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저사양 스마트폰 감산으로 모바일 D램 평균 탑재량이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이 조만간 본격적으로 LPDDR 수요를 잠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7만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경쟁사 대비 높은 실적 성장세와 추가 주주환원 규모 확대가 이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을 범용 D램과 NAND가 주도함에 따라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Capa)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 모멘텀은 경쟁사보다 클 것이다. 오는 2027년부터는 HBM 시장 점유율 역시 업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7년 HBM ASP 상승을 통해 HBM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면서 “올해는 3개년도 주주환원정책의 마지막 해다. 이익 규모 확장에 따른 기록적인 초과 현금흐름을 감안할 때, 주주환원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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