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두고 멈춘 ‘배달앱 사회적 대화’…공회전에 커지는 규제 압박

이다빈 2026. 5. 2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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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 4월 1차 회의 후 2차 일정 아직…논의 재개 안갯속
‘라이트 요금제’ 등 상생안에 플랫폼·입점업체 평행선…“기존보다 부담 커”
하반기까지 공전 땐 규제 입법 논의 재점화 가능성…“규제 기준 마련에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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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성분표(KuKi Literacy)

분량 약 5분
취재방법 당사자 인터뷰, 법·제도 분석
주제 배달앱 상생 논의가 교착되며 규제 논의로 번질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주의사항 사회적 대화의 재개 여부와 입법 방향은 정치 일정과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세요.
관전포인트 자율 조정이 멈춘 뒤 국회와 공정위 논의가 어떤 방식으로 압박을 키우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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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 쿠키뉴스 자료사진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가 입점업체와 플랫폼 간 이견 속에 2차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며 장기 공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6월 선거와 후반기 국회 구성 등 정치 일정까지 맞물리면서 논의 재개 시점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해관계자 간 자율 조정을 목표로 했던 사회적 대화가 성과 없이 표류할 경우 결국 정치권의 입법 규제 논의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지난 4월27일 예정됐던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의 2차 회의는 취소된 이후 현재까지 재개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이 배달 수수료 부담 완화와 라이더 처우 개선 등을 목표로 출범시킨 협의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뚜렷한 합의 없이 사실상 논의가 멈춰섰고, 이후 조직 재정비와 참여 주체 확대를 거쳐 올해 다시 논의가 재개됐다. 올해 재출범한 협의체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플랫폼사와 입점업체 단체,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10일 열린 1차 회의부터 상생안 합의에는 실패했다.플랫폼 측이 제시한 부담 완화 방안을 두고 입점업체 단체들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차 회의에서 플랫폼은 배달 가능 반경을 축소하는 대신 배달비 부담을 낮추는 ‘라이트요금제’를 상생안으로 제시했다. 우대 수수료 구간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의장은 “배달앱들이 제시한 안은 기존 요금 체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부 구간에서는 부담이 더 커지는 구조”라며 “홀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도 다수 포함되기 때문에 배달 매출이 10만원 수준만 돼도 상위 구간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배달 매출이 배민에서 제시한 기준 하위 30% 안에 들기 위해 사실상 하루 한 건 수준 주문만 받아야 하는 구조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하는 단체는 법적 단체 여부보다 실제 대표성이 중요하다”며 “30만명 규모로 추산되는 배달 관련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단체가 참여해야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측은 요금제 개편 외에도 식자재·포장재 지원과 배달비 보조 등 한시적 지원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입점업체들은 플랫폼이 제안한 상생안이 현실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현재는 플랫폼사가 제안한 상생안과 입점업체 단체들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사회적 대화기구는 특정 플랫폼이나 입점업체만을 위한 논의가 아니라 소비자를 포함한 시장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식업은 공생이 필요한 산업인 만큼 논의를 중단하기보다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특히 플랫폼은 대규모유통업법이나 유통산업발전법 체계 안에 명확히 포함되지 않아 법적 정의와 기준 자체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 불공정행위를 판단하거나 들여다볼 수 있는 제도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업계 역시 장기간 논의 지연을 부담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사회적 대화기구의 성과가 없다면 입법 논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자체가 입점업체와의 갈등을 조정하고 상생 의지를 보여주는 창구 역할을 하는 만큼, 플랫폼 입장에서도 협의체 유지가 정책 리스크 대응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을지로위원회가 마련한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배달의민족 입점업주를 대표하는 단체, 소비자단체들과의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며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배달의민족이 제안한 상생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으며 업주 단체 사이에 서로 다른 입장이 있는 부분도 사회적 대화기구의 틀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 이륜차들이 주차된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고개드는 ‘입법 규제’ 필요성…“상한제도 아직은 한계”

문제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 출범 취지 자체가 정부나 국회의 직접적인 규제보다 이해관계자 간 자율적 논의를 통해 상생안을 마련하자는 데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2차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하면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율 조정 방식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결국 입법이나 규제 강화 논의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달앱 사회적 대화만으로는 이해관계 충돌을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반면 플랫폼 업계는 과도한 규제가 서비스 혁신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자율적 합의 구조가 작동하지 못할 경우 정치권 개입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현재 국회에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와 거래 공정화 등을 골자로 한 관련 법안들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대표적으로 ‘배달플랫폼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은 중개수수료와 광고비 등에 대한 규제와 거래 투명성 강화, 불공정행위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만 사회적 대화기구가 진전이 없더라도 곧바로 입법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성급한 입법 규제가 오히려 시장 왜곡과 비용 전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다. 규제가 강화될 경우 플랫폼이 비용 부담을 입점업체나 소비자에게 다시 전가하거나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실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기구는 입점업체와 플랫폼 간 충돌을 줄이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인 만큼 논의가 더 뒤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전반기 국회가 마무리되고 후반기 국회가 구성되는 시점인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중인 배달앱 관련 사건들에 대해 하반기 심의나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각 플랫폼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배달의민족의 경우 매각 이슈까지 겹쳐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 이라며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긴 하지만 알고리즘이나 시장점유율 등 제도적 기준이 아직 불명확해 입법 논의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 차원에서도 연구용역 등을 통해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지만 이 역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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