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상법 위반” 이미 반기… ‘자사주 성과급’ 주총 넘을까
배당 재원 영향… 무효 소송 우려
사회적 파장… 불발 가능성은 낮아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안에 담은 성과급의 자사주 지급 방식은 노조의 찬반투표를 통과한 뒤에도 ‘주주총회(주총) 승인’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3차 개정 상법에 따라 회사가 임직원 보상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하려면 주총에서 출석 과반과 발행주식 25% 이상 찬성을 통해 ‘주주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6개월간 진통을 겪어온 끝에 성사된 합의인 만큼 주총을 통과하는 게 난관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적잖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승인받은 자사주는 보통주 3700만 주(당시 약 7조1743억원) 수준이다. 이번에 필요한 성과급 재원이 이를 크게 웃돈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성과급 규모를 계산하면 약 36조원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삼성전자는 조만간 임시 주총을 소집하거나 내년 정기주총에 안건을 상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시행된 3차 개정 상법에 따라 기업은 임직원 보상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할 경우 자사주 보유처분계획을 주총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잠정 합의안이 자칫 무효 쟁점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벌써 주주 일부가 잠정 합의안이 위법이라며 반발한다. 산정된 배당가능이익의 분배권도 위험과 손실을 부담해 투자한 주주에게 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집회를 열고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노사 잠정 합의는 법률상 무효”라며 “잠정협의를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무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것은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발언을 한 점도 위법성 근거로 내세웠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칙으로만 보면 개정 상법으로 인해 주총에서 주주들이 ‘성과급을 못 주겠다’고 나올 경우 기업도 당장은 어쩔 도리가 없다”며 “쟁점화할 경우 노조 측 반발이 재점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 구성과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하면 주주 반발에 따른 잠정 합의안 불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글로벌 스탠다드 관점에서 보면 이 정도 보상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며 “보통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 비중이 과반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잠정 합의안이 노조원 찬성만 확보하면 주총 통과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노조원들의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는 22일부터 엿새간 진행된다.
법적 다툼으로 확장될 경우 관건은 법원 판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우 경제더하기 연구소 대표는 “향후 비슷한 방식의 성과급 협상 문제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당사자가 아닌 채권자의 이익을 취득하고, 주주의 배당 재원에 영향을 주는 이번 잠정 합의안이 적절하다고 볼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세종=김윤 기자 k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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