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그늘… 상위 10개 기업이 수출 절반
생산자물가 28년 만에 최대폭 상승
최고가격 동결, 유류세 인하 7월까지

반도체 슈퍼 사이클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수출 상위 1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섰다. 전체 6만7000여개 수출 기업 중 극소수인 10개 기업이 총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극단적 양극화가 나타난 것이다. 수출 지표가 연일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그 흐름은 중견·중소기업 및 기존 주력 산업으로 퍼지지 않는 모습이다.

국가데이터처가 21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체 수출액 2199억 달러 중 상위 10대 기업의 비중은 50.1%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6.6%) 대비 13.5% 포인트 폭증한 규모다. 수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무역 집중도도 73.4%로 처음으로 70%대에 진입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수출 격차도 뚜렷했다. 1분기 대기업 수출액은 52.9% 급증한 반면 중견기업(7.4%)과 중소기업(10.7%) 수출액 증가율은 전체 평균(37.8%)을 밑돌았다. 주력 시장인 대미 수출(35.7%)에서도 대기업 수출이 53.2% 급증할 때 중견기업(-3.0%)과 중소기업(-0.9%)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대중 수출(49.0%)도 대기업이 73.2% 증가하는 동안 중견기업은 감소(-0.2%)했다.
수출 대호황은 사실상 반도체를 위시한 IT 부품(124.6%)과 전기전자 산업(80.6%) 등 소수 업종이 이끈 결과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체감 경기와 밀접한 자동차 등 내구소비재 수출은 오히려 9.6% 감소했다. 전체 소비재 수출도 -3.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눈부신 수출 성과와 별개로 물가 상승 압력은 연일 거세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2020년=100)으로 전월(125.35)보다 2.5% 상승했다. 월간 상승률 기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월(2.5%)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해도 6.9% 오르며 2022년 10월(7.3%)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뛰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은 관계자는 “중동 전쟁이 계속되면서 원자재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영향이 여러 부문으로 파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석탄·석유제품이 전월보다 31.9% 치솟으며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화학제품도 6.3% 오르며 공산품 전체 가격이 전월 대비 4.4%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산업 전반의 중간재 가격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서비스 물가도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금융·보험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26.2% 올라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2일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6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도 7월 말까지 두 달 더 연장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박세환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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