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마님’ 김건희 데뷔 첫 만루 홈런, ‘고척의 왕’ 알칸타라 8이닝 무실점…키움, SSG에 2160일 만에 ‘스윕’ 달성하며 4연승 신바람
김건희 데뷔 첫 만루 홈런, 알칸타라 8이닝 무실점 완벽투
서건창-안치홍-이형종 등 베테랑 야수들 활약 이어지며 4연승
프로야구, 222경기 만에 400만 관중 돌파…역대 최소 경기 신기록

키움 히어로즈가 시즌 첫 4연승 신바람을 냈다. SSG 랜더스를 상대로 6년 만에 ‘스윕’을 달성한 키움은 고척에서 펼친 주중 3연전 드라마의 마지막을 6-0 완승으로 장식했다.
프로야구 키움은 21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친 ‘2026 신한SOL KBO리그’ SSG와 홈 경기에서 6-0 승리를 거뒀다. 앞선 19일 김웅빈의 ‘끝내기 홈런’으로 7-6 역전승, 20일에도 역시 김웅빈의 ‘끝내기 안타’로 6-5 신승을 거두며 ‘2일 연속 끝내기’로 위닝 시리즈를 만들었던 키움은 SSG를 상대로 싹쓸이 3연승을 가져갔다.
키움이 SSG를 상대로 스윕을 달성한 건 2020년 6월21일 이후 2160일 만이다. 당시는 SSG 랜더스가 ‘SK 와이번스’이던 시절로, SSG로 팀명을 바꾼 이후 첫 스윕이기도 하다. 아울러 키움이 4연승을 달린 건 2025년 7월1일 이후 324일 만이다.
‘고척의 왕’ 알칸타라가 경기를 지배했다. 알칸타라는 1회부터 4회까지 연속 4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SSG 타선을 꽁꽁 묶었다. 5회에 김재환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퍼펙트’ 기록은 깨졌지만 이후에도 6회에 삼자범퇴, 7회에는 선두타자 출루 이후 3명을 모두 잡아내면서 기세를 올렸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알칸타라는 이날 8이닝 동안 96구를 던져 무실점, 2피안타, 8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두 번째 ‘도미넌트 스타트’를 완성했다. 도미넌트 스타트란 선발투수가 경기 흐름을 압도적으로 지배했다는 의미로, 8이닝 이상 던지고 자책점이 1점 이하인 경우 달성하게 된다. 퀄리티 스타트는 6이닝 이상 던지고 3자책점 이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는 7이닝 이상 투구하고 2자책점 이하 피칭을 의미한다.

타격에선 알칸타라와 배터리를 이룬 키움의 ‘안방마님’ 김건희가 힘을 보탰다. 하루 전 2-4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견인했던 김건희는 이날 3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김건희는 SSG 선발 긴지로의 134km 슬라이더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윙으로 때려내며 중견수 키를 넘기는 비거리 130m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김건희의 데뷔 첫 그랜드슬램으로 기록됐다.
홈런 한 방으로 4-0. 크게 앞선 키움은 7회에 두 점을 더 뽑아내며 SS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7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최근 타격감이 좋은 안치홍이 한두솔의 146km 직구를 받아쳐 1타점 적시타를 따냈고, 이어 주자 1·2루에서 이형종이 우측 펜스를 두드리는 큼직한 타구로 2루에 있던 서건창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6-0 리드를 잡은 키움은 9회 마운드에 오른 김재웅이 오랜만에 무실점 피칭을 펼치며 경기를 끝냈다.
데뷔 첫 만루포를 쏘아올린 김건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도 무조건 잡자고 선배들이 얘기했는데, 이겨서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타격은 평소 스윙과 느낌이 조금 달랐다. 이에 대해 김건희는 “항상 잘 치려고 하고 공을 맞추려고 하는 성향이 있었는데, 강병식 코치님이 공이 오는 길에 스윙을 하라고 조언해주셨다. 삼진을 당해도 좋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스윙을 했다”고 복기했다.
맞는 순간에는 홈런을 직감하지 못했다는 김건희는 “홈런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1점은 났구나 생각하면서 뛰고 있었는데, 넘어가서 좋았다”고 말했다. 키움의 ‘안방마님’ 김건희는 투수를 리드하는 역할 역시 빼어나다는 평가다. 이날도 알칸타라와 호흡이 완벽했다.
김건희는 “알칸타라 선수 공이 너무 좋아서 편하게 경기했다”면서 “제가 사인을 냈을 때, 고개를 안 흔들고 던져줘서 좋았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5회초까지 이어지던 알칸타라의 퍼펙트 행진이 깨졌을 때 어땠는지 묻는 질문에는 “전혀 몰랐다. 지금 듣고 알았다”며 웃었다.
KBO 명품 포수 계보는 현재 양의지와 강민호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양강 체제’를 이루고 있는 양의지-강민호와 젊은 포수들의 향후 경쟁 구도를 묻는 질문에 김건희는 “재밌을 것 같다. 물론 잘 하고 계신 형들도 많지만, 제가 못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제가 잘 해서 선배님들이 젊을 때 하셨던 것처럼, 그 시대를 이어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 시점에 대한 목표도 밝혔다. 김건희는 “30세가 되기 전에 포수 골든글러브를 받는 걸 목표로 정했다”면서도 “지금은 제가 골든글러브를 받는 것보다 팀이 가을 야구를 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건희는 팬들에게 “야구장을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경기를 못할 때도 끝까지 지켜봐주시는 팬들이 많다”면서 “경기장에서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2026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 경기 400만 관중 돌파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전국 5개 구장에 6만883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이날 관중을 합산한 결과 21일 기준 시즌 누적 관중은 403만5771명으로, 400만을 훌쩍 넘겼다.
222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기록한 역대 최소 400만 관중(230경기) 기록을 8경기 앞당겼다.
전국 구장을 살펴보면, 이날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경합을 벌인 서울 잠실구장에 1만6593명,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광주 챔피언스필드에는 1만582명이 입장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가 격돌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는 1만7000명이 들어차며 만원 관중을 달성했고,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경기를 펼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는 8043명이 입장했다.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가 단독 1위 자리를 놓고 혈투를 벌인 경북 포항야구장에는 1만2120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면서 전석 매진됐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100만, 200만, 300만에 이어 400만 관중 역시 역대 최소 경기로 달성하면서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한 경기 평균 관중도 1만8179명으로 지난해 같은 경기 대비 약 8%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구단별로는 삼성이 54만6949명의 홈 관중을 모으면서 1위를 달렸다.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각각 54만4560명, 49만3175명으로 2위와 3위에 자리했다. SSG는 40만9136명으로 4위에 랭크됐다.
kt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증가한 33만4634명을 기록하면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관중 증가율을 기록했고, 키움도 지난해 대비 13% 오른 30만6544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 관중은 LG가 2만3677명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삼성(2만2790명)과 두산(2만2417명), 롯데(2만660명)가 추격하고 있다. 이번 시즌 222경기 중 거의 60%에 육박하는 130경기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LG와 한화는 나란히 20회 만원 관중을 달성했다. 특히 한화는 99.8%의 좌석 점유율로 이 부문 1위다. LG는 99.7%, 삼성은 99.0%, 두산은 94.4%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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