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컥 종전할라…“협상” 트럼프에 화내며 “공습” 외친 네타냐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전쟁을 끝내는 방식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외교적 합의를 이야기한 트럼프에 네타냐후가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습을 재개해 이란 정권의 핵·미사일 역량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20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두 정상은 전날 밤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 양국으로부터 ‘협상 의향서’ 서명을 받으려 한다고 전했다. 의향서는 전쟁을 일단 끝내고 30일간 협상을 벌이는 것이 골자다. 이 기간 이란 핵 프로그램 및 호르무즈해협 개방 등의 현안을 논의한다. 카타르와 파키스탄이 만든 초안에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집트 등의 의견을 더해 만든 방안이다.
네타냐후는 이란이 어떤 합의도 지키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한다. 트럼프도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 하게 하는 합의를 계속 추진하겠다”며 네타냐후와 맞섰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네타냐후와) 통화가 잘 진행됐다”며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설전은 장기화한 이란 전쟁의 해법으로 협상과 공격이 동시에 떠오르는 가운데 벌어졌다. WSJ는 “트럼프는 국내에서 인기가 없고 경제적 비용이 큰 분쟁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며 “반면 이스라엘은 휴전 전에 중단했던 폭격 작전을 재개해 자국에 실존적 위협인 이란 정권을 더 심각하게 약화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종전 분위기에 다급해진 네타냐후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비비(네타냐후)가 (트럼프와) 19일 통화 후 몹시 격앙된 상태였다”며 “주미 이스라엘 대사가 미국 의원들에게 네타냐후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알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고 한다. 대(對) 이란 공격 재개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협상 뜻 보이지만…입장 안 굽히는 이란

이란도 중재국 파키스탄 인사를 자국에 불러들이며 미국과 협상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타스님통신 등 이란 매체들은 “파키스탄 실세인 아심 무니르 군 총사령관이 21일 테헤란에 도착한다”며 “테헤란과 워싱턴 간 대화와 협의를 계속하기 위한 중재(역할)”이라고 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20일 모신 나크비 파키스탄 내무장관이 미국과 이란의 메시지 교환을 위해 테헤란에 와 있다고 밝히며 “미국 측 관점(제안 내용)을 전달받았으며, 현재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쟁을 끝내는 선결 과제로 이란의 해외 자산 동결 해제, 미국 측의 해상 봉쇄 중단 등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란 “호르무즈 통제해역 선포” 美 “이란 배 올라타 저지”


반면 미군은 이란 국적 유조선에 직접 올라타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저지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X에 “오늘 이른 시간 오만만에서 제31해병원정대 소속 해병대가 이란 국기를 단 상업 유조선 ‘셀레스티얼 시’호에 승선했다”며 “이 배는 이란 항구에 대한 미국의 봉쇄를 위반하려 한 것으로 의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군은 승조원들을 수색하고 항로를 바꾸도록 지시한 뒤 배를 풀어줬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대응해 해협 바깥인 오만만 일대에서 항로를 역봉쇄 하고 있다. CENTCOM은 셀레스티얼 시처럼 5척의 배에 직접 승선하는 등 봉쇄 활동을 벌여 총 91척의 선박을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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