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42% 급등 마감…단숨에 7800선 회복

‘8000피’ 달성 직후부터 거센 조정을 받으며 7000선까지 위협받았던 코스피가 21일 국내외 호재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3.85% 상승한 7486.37로 출발한 뒤 장 내내 우상향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 지수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49.90포인트(4.73%) 오른 1105.97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급격한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는 오전 9시24분과 9시27분쯤 3분 간격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됐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은 각각 5분간 정지됐다.
이번 반등의 배경으로는 미국발 훈풍이 먼저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최종단계’에 들어섰다고 언급하면서, 그동안 반도체를 비롯한 성장주를 압박해온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유력 매체 알하다스 등에서 최종 합의안 도출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시장에서는 종전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지시간 20일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5.63% 내린 배럴당 105.02달러에 마감했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66% 하락한 98.2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기조 전환이 나타났지만, 국채금리에는 제한적인 영향만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국채금리가 진정되자 뉴욕증시는 투자심리를 회복했고, 3대 지수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최근 약세였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5% 급등했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는 12개 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이어가며 반도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노사가 간밤 임금협상 잠정합의에 도달하면서 총파업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된 점도 증시 반등에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지난 15일 8000피 터치 이후 이어진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418억원을 순매도하며 11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다만 최근 10거래일 동안 하루 평균 4조4000억원 수준이던 순매도 규모와 비교하면 매도 강도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반면 최근 10거래일 동안 총 40조원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11거래일 만에 2조6386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기관은 2조884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이 가운데 금융투자와 투신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증시의 추가 상승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1만~1만1000으로 상향 조정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도 각각 59만원, 400만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최근 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컸던 만큼 안도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국채금리의 급변동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가능성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당분간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코스피는 장중 8000선을 찍고 급락했던 지난 15일 675포인트에 달하는 장중 변동폭을 기록한 데 이어, 18일 493포인트, 19일 304포인트, 20일 270포인트 등 최근 며칠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해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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