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심해 광물전쟁’…부산서 국제 기준 논의
코발트·희토류 개발 환경기준 논의
KIOST, 환경보전구역 합의안 도출

전기차와 반도체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희토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제 심해저 개발의 환경 기준을 논의하는 글로벌 회의가 부산에서 열렸다. 한국을 포함한 15개국 전문가들은 심해저 자원 개발과 해양환경 보전의 균형을 위한 핵심 쟁점인 환경보전구역 설정 방향을 도출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국제해저기구(ISA)와 공동으로 ‘서태평양 지역환경관리계획(REMP) 워크숍’을 열어 환경보전구역 검토안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합의안은 추후 ISA 이사회 승인을 거쳐 공식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워크숍은 지난 18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15개국 전문가 50여명이 참석했다. 2018년 중국 칭다오에서 서태평양 REMP 논의가 시작된 이후 국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SA는 유엔 해양법협약에 따라 설립된 국제기구로, 공해상 심해저 활동을 관리·감독한다. 한국은 1996년 유엔 해양법협약 비준과 함께 가입했다.
REMP는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개발 과정에서 해양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 환경 관리 체계다. 환경보전구역 설정과 환경 기준 마련, 누적 환경영향평가 등이 포함되며 향후 ISA의 개발 승인 절차에서 핵심 기준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논의 대상인 서태평양은 ‘고 코발트 망간각(CFC)’ 탐사 광구가 집중된 지역이다. 고 코발트 망간각은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첨단산업에 필요한 코발트와 희토류 등을 포함하고 있어 전략 자원으로 꼽힌다.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개국이 서태평양 탐사 광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KIOST는 2022년부터 서태평양 해저산 9곳에서 생물다양성 조사와 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하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 왔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연구진이 현장 데이터를 공유하며 환경보전구역 설정과 환경 모니터링 기준 마련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서태평양 REMP는 지난 8년간 환경보전구역 설정 등 핵심 쟁점에서 합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부산 워크숍에서 주요 의제에 대해 실질적인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호세 다요 모로스 ISA 환경관리·광물자원 사무국장은 “심해저 자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환경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라며 “부산 워크숍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한편, KIOST는 서태평양과 인도양, 북동 태평양 등에서 총 5개 심해저 탐사 광구를 확보해 대한민국 면적보다 넓은 11만5000㎢ 규모의 해양 경제 영토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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