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분노·항의 맞은 이스라엘, 구호선단 활동가 추방
[안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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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이스라엘 시각으로 20일 X에 올린 영상 캡처. 구금시설에는 활동가들이 플라스틱 수갑을 차고 무릎을 꿇고 있는데 벤그비르 장관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면서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바로 이 땅의 주인이다"라고 외쳤다. |
| ⓒ 벤그비르 X |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이스라엘 시각으로 20일 X(엑스)에 영상을 올렸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식량과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전달하려다 지난 18~19일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여러 나라 활동가가 구금된 이스라엘의 시설에 자신이 방문한 현장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 한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쳤고 이스라엘 경찰이 머리를 잡아 바닥으로 짓눌러 제압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미소를 지으며 이 바로 옆을 지나갔다. 구금 시설에는 활동가들이 플라스틱 수갑을 차고 무릎을 꿇고 있는데, 벤그비르 장관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면서 "이스라엘에 온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바로 이 땅의 주인이다"라고 외쳤다. 그비르 장관은 또 다른 활동가가 제압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원래 이러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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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이스라엘 시각으로 20일 X에 올린 영상 캡처. 한 활동가는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쳤고 이스라엘 경찰이 머리를 잡아 바닥으로 짓눌러 제압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미소를 지으며 이 바로 옆을 지나갔다. |
| ⓒ 벤그비르 X |
여러 나라에서 즉각적인 반발과 비판, 공식 항의 조치가 뒤따랐다.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X에 "많은 이탈리아 국민을 포함한 이 시위자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이러한 대우를 받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외교협력부는 즉시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하여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정부는 관련 이탈리아 국민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위해 최고 수준의 기관 차원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즉시 취하고 있다"면서 "또한 이탈리아는 이 시위자들에게 가해진 대우와 이탈리아 정부의 명백한 요청을 완전히 무시한 행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유럽연합(EU)이 벤그비르 장관의 입국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스라엘 장관과 경찰이 선단 참가자들에게 부당하고 모욕적인 대우를 가하는 끔찍하고 비인간적이며 굴욕적인 영상을 보았다"면서 "즉시 이스라엘 대리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 장관은 스페인은 이스라엘 정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페니 웡 호주 외교부 장관은 "우리가 목격한 영상은 충격적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호주가 제재 조치를 취한 이스라엘의 벤-그비르 장관의 행동과, 구금된 이들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모욕적인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웡 장관은 "주이스라엘 호주대사를 통해 이스라엘 측에 항의할 것을 요청했으며, 구금된 호주인들의 석방을 재차 촉구함과 동시에 이스라엘이 어떠한 구금자에도 부당한 대우를 하지 않도록 보장하고 국제적 의무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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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금된 가자 구호선단 활동가들을 조롱하고 학대하는 영상에 대해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비판 항의하고 공식 사과를 요구한 X 게시물 |
| ⓒ 멜로니 총리 X |
헬렌 맥엔티 아일랜드 외무장관은 벤그비르의 영상이 아일랜드 국민을 포함한 활동가들이 불법 구금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하면서 "어떠한 면에서도 마땅한 존엄성이나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UN 사무총장도 입장을 냈다. 스테판 두자릭 UN 사무총장 대변인은 가자 구호선단 활동가들이 신속히 자국으로 송환돼야 하고 이스라엘이 활동가들 적절한 대우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 역시 벤그비르 장관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자국에 주재하는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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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가자지구 구호선단 나포에 나선 이스라엘군. 글로벌 스무드 선단이 유튜브로 생중계한 각 선박 현황 화면이다. |
| ⓒ Global Sumud Flotilla |
가자 구호선단에 대한 학대와 조롱을 담은 영상이 세계적인 비판을 초래하자 이스라엘 정부 역시 벤그비르 장관을 비판하는 모양새를 내면서 활동가들을 신속히 강제 추방하는 걸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모습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테러 조직 하마스 지지자들의 도발적인 구호선이 우리 영해에 진입해 가자지구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하지만 벤그비르 장관이 구호선 활동가들을 대하고 다룬 방식은 이스라엘의 가치 및 규범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관계 당국에 이번 도발자(구호선 활동가)들을 가능한 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이스라엘 영토 밖으로 강제 추방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X에서 벤그비르 장관의 게시물을 인용하면서 "당신은 이번 치욕스러운 행태로 우리 국가에 고의로 피해를 입혔으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당신은 이스라엘 방위군 병사부터 외무부 직원, 그리고 그 밖의 수많은 사람이 기울인 막대한 전문적 노력과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벤그비르 장관은 사르 장관의 게시물을 다시 인용했다. 그는 "정부 내에는 여전히 테러 지지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더 이상 만만하게 당하는 나라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라고 반박하면서 "우리 영토에 들어와 테러를 지지하고 하마스와 연대하려는 자들은 단호히 제압할 것이며,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 강력 비판에도 항의 한번 못한 외교부
이스라엘의 강제 추방으로 한국인 활동가 해초와 동현은 구금시설을 거치지 않고 석방됐다. 이들 활동가는 곧 귀국할 걸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공해에서 나포해 구금하는 이스라엘의 행위가 국제법 기준에서 지나친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면서 '원칙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대사 초치나 규탄 성명은 없었다. 외교부는 그동안 이스라엘에 국민 체포의 불법성을 지적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신속하게 석방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다.
이날 청와대가 구호선박 나포 행위와 국민 체포에 강한 유감을 표했지만, 이스라엘의 활동가 강제 추방 방침이 정해진 뒤였다. 한국 외교부는 항의도 제대로 못 한 결과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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