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기립박수 받은 '군체'... 연상호 감독이 자신감 드러낸 이유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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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군체> 기자간담회 |
| ⓒ 군체 |
<군체>는 <부산행>, <반도> 이후 시그니처 장르로 돌아온 연상호 감독의 좀비 트릴로지(3부작)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좀비와 신인류를 맞이하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종(種)의 탄생을 알린다. 제7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되며 세계인을 먼저 사로잡았다. 영화가 상영된 후 장시간 기립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는 후문.
기존 좀비와 차별화
한국보다 먼저 영화를 접한 외신 반응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칸에서 인터뷰를 많이 진행했다. 화두가 잘 전달될지 고민했다. 외신도 의도한 바를 잘 읽어주어서 인상 깊었다. <얼굴> 같은 경우 국가만의 특성이 담긴 영화라 글로벌 소구력은 부족할 수 있지만, <군체>는 보편적인 주제와 서스펜스를 다뤘기에 재미있는 좀비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소개했다.
연 감독은 전작과의 차별성을 두고 "작품마다의 개성이 있다. <반도>는 빠른 액션과 카 체이싱에 가까운 장르였다면 <군체>는 서스펜스가 강조된 스릴러의 성격을 띤다"라며 "<서울역>, <부산행>은 클래식한 좀비와 기차, 서울역, 고립된 한반도라는 공간의 활용에 중점을 뒀지만 <군체>는 좀비 자체에 집중했다. 좀비가 주인공인 첫 영화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연 감독은 "그전에는 브레이크 댄서나 스턴트맨과 작업하며 기괴한 움직임을 주로 다뤘다. 이번에는 집단 군집 형태로 움직이는 추상적인 개념에 익숙한 현대 무용 세 팀을 섭외했다. 현대 무용은 추상적 표현에 익숙해 아방가르드하고 거침없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시나리오에서 얻지 못한 확장성을 경험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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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상호 감독 |
| ⓒ 쇼박스 |
또한 "AI는 보편적 사고의 총합처럼 보인다. 힘이 세지면 개별성은 무력해진다. 집단지성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AI 세상에서 소수의견을 지닌 사람과의 작은 연대를 인간다움이라 생각했다. 그들은 집단으로 교류하기 때문에 옳은 방향이든 그른 방향이든 업데이트해 나가는 성향을 덧입혔다"고 설명했다.
연니버스 좀비물의 특징은 고립된 공간, 극한의 상황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이 펼쳐지는 매력이다. 그중 <군체>는 생존자 각자의 몰입도가 높다.
연 감독은 "집단지성으로 연결된 좀비와 인간의 대결이다. 초반에는 원시적이었지만 급격하게 진화하는 과정을 직관적으로 그렸다. 인간 그룹은 집단지성을 사용하려고 하나 문명에서 야만으로 퇴화하는 과정을 담았다. 퇴화 끝에 남은 것이 인간성의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하얀 점액질의 불쾌감에 대해서는 "리서치 중 균류가 일종의 사고를 한다는 게 재미있었고, 개미의 페로몬 소통이 집단지성의 시각화에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장면의 연출에 대해 연 감독은 "높은 텐션을 안고 극장을 나가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군집 형태의 균류는 항상 변이를 만들어 낸다. 단일의 성질이라 약점이 발견되면 전부 죽어 버리기 때문에 돌연변이를 만들어 후대에 개체를 남기겠다는 진화 특성이 반영됐다"라며 "이런 특징은 사회라는 하나의 거대함 속에서 소수의견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제와도 맞닿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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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군체> 스틸컷 |
| ⓒ 쇼박스 |
빌런 서영철 역을 맡은 구교환은 "짜증스럽고 불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었다. 좀비들과 행위적으로 연결된 인물이라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함께 만들어 갔다"고 주안점을 밝혔다. 이어 구교환은 "<군체> 상영 후 새벽 3시경 (칸에서) 숙소로 걸어가는데, 관객 중 한 명이 저를 발견하고 '서영철'로 알아봐 주었다. 캐릭터의 이름으로 불러줘 행복했고 아직도 미소가 기억난다"며 웃었다.
지창욱은 다리가 불편한 누나 현희를 지키는 보안팀 현석을 맡았다. 그는 "주변에 있을 법한 캐릭터다. 현석은 특히 관계의 취약성이 큰 캐릭터라 누나와의 관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한 남자를 두고 전 부인과 현 부인의 공조라는 독특한 관계성을 만들어낸 공설희 역의 신현빈은 "대외적으로는 사건을 해결해야 하고 개인적으로는 사건과 연결된 인물이다. 전문가적 소견과 감정적 변화를 잊지 않으려고 했다"며 "한 남자를 사이에 둔 관계가 주로 경쟁이나 대립으로 긴장을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달랐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같은 목표로 공조하는 신선한 연대가 실제로도 든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리가 불편한 IT 업체 직원 최현희 역의 김신록은 "생존자 그룹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선택이 흥미로웠다"라며 "현희는 장애인이면서도 동생 현석과 정서적 연결이 커 밀접성과 친밀성을 직관적으로 보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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