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생태 보물을 없앨 건가" 여야 부산시장 후보들에게 던진 질문

문희정 2026. 5. 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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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각 후보들에게 가덕도 신공항 핵심 현안 공개 질의서 전달

[문희정 기자]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아래 시민행동)는 20일(수) 오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형준 후보와 전재수 후보의 선거사무실 앞에서 '가덕도 신공항 핵심 현안 공개 질의서'를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연이어 열었다. 정이한 후보에게는 이메일을 통해 질의서를 공식 접수했다.

시민행동은 두 후보 측에 오는 5월 27일까지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회신 결과는 이후 언론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며 반드시 기한 내에 성실히 회신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공개 질의서는 각 후보 선거 상황실 관계자들이 직접 현장으로 내려와 수령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이에 함께하는 시민들이 여야 부산시장 후보에게 가덕도신공항 건설 안전성 등을 묻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기자회견은 아침부터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기자회견에 참여한 부산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들과 예술가들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열띤 발언과 기자회견문 낭독을 이어갔다. 가덕도의 생태·문화적 가치 훼손뿐만 아니라 공항의 구조적 위험성, 예산 낭비, 그리고 부산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한 각계 전문가와 활동가들의 심도 있는 발언이 있었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이성근 부산그린트러스트 상임이사는 "가덕도 신공항 예정부지에는 전국 최대 규모의 자연 동백군락지와 100년 된 원시림이 존재하며,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가 조건부 통과되며 막무가내로 건설을 몰아가고 있다"며, "엑스포 유치 실패로 명분이 사라진 공항 건설을 위해 부산의 보물 같은 생태 보고를 폭파하려는 일방적인 행정을 멈추고 후보들은 부산의 시목인 동백과 시민의 미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발언자인 이동근 사진작가는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역사를 짚으며 뻔히 보이는 '인재(人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프랑스 ADPi 등 전문 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경제성 부족, 막대한 매립 비용, 안전성 문제 등으로 두 차례나 공식 폐기되었던 사업이 선거를 앞둔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특별법'이라는 졸속 절차를 타고 부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바다 밑 100m 이상을 매립하는 공사 자체의 위험과 부등침하, 해양 재해 위험은 물론, 가덕도의 새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은 무안공항의 수백 배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실제 지난해 연대봉을 통과하는 수만 마리의 매떼 영상이 증명하듯 100%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위험 징후가 눈앞에 있는데도 국토부와 정치권이 귀를 막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이에 함께하는 시민들이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게 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세 번째 발언자로 나선 부산한살림의 김경해 이사는 거대한 콘크리트 활주로가 아닌 '사람 중심의 대안적 도시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 세금 수십조 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사업임에도 숙의보다 속도를 앞세운 결과 개항 시기는 계속 번복되고 안전 문제만 쌓여가고 있다"며 "지금 부산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콘크리트 활주로가 아니라 청년들의 주거, 노인 돌봄, 안전한 교통과 같은 삶의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덴마크 코펜하겐의 사례를 들며 "기후위기 시대에 진짜 앞선 도시는 공항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시"라며 "가덕도를 공항이 아닌 생태·평화·치유의 섬으로 남기고, 낙동강하구를 세계적 생태유산으로 지키는 '생태영성도시 부산'으로의 과감한 방향 전환이야말로 부산의 미래를 다시 살리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 발언자인 김민우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집행위원은 예술과 역사·문화적 관점에서 예산 신기루를 꼬집었다. 그는 "가덕도의 우거진 원시림과 외양포진지 등 역사 유적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며, 부산시가 피난수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정작 가덕도의 역사·문화 유산은 파괴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16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신공항 건설 비용의 만 분의 일(1/10,000)만 해도 부산시 역대 최대 문화예술 지원 예산(95억 원)의 10년 치에 달한다"며, "토건 사업이 아닌 지역 예술인과 부산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곳에 예산이 쓰이도록 정치권이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과 이에 함께하는 시민들이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에게 질의서를 전달하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시민행동은 이번 공개 질의를 통해 여야 후보들이 선거 공방 속에서 가덕도신공항 문제를 '이미 끝난 게임'으로 치부하지 말고, 경제성·환경성·안전성 검증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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