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내달 연령 구분·게임 개발 규제… "높은 등급 게임은 부모 승인 필요"
전 연령 게임 노출 시 유료 구독 등 요건
미국·영국 등 철퇴 압박에 "장기적 관점"
로블록스가 아동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내달 초부터 연령에 따라 계정을 3개로 구분하는 규제를 전 세계적으로 시행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로블록스는 뉴질랜드, 네덜란드, 호주, 인도네시아 등 4개국을 대상으로 계정 분리 시스템을 선제 적용하고, 내달 초 글로벌로 확대한다고 공지했다.
계정은 키즈(만 5~8세), 셀렉트(만 9~15세), 일반(만 16세 이상)으로 나뉜다. 각 계정 등급에 따라 접근 가능한 게임이 달라지고, 채팅 역시 제한된다. 로그인하는 순간부터 계정이 쪼개져 나이 인증을 하지 않을 경우 키즈 등급에 묶인다. 또 아이가 보다 높은 등급의 게임을 하고 싶으면 연동된 부모 계정의 실시간 승인 코드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게임 제작에도 제약이 생긴다. 개발자는 키즈·셀렉트 유저들에게 게임을 노출하고 싶다면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 2단계 신원 인증은 물론이고 게임당 1000로벅스(로벅스: 게임 내 재화를 구매하는 가상화폐)의 출시 수수료를 내거나 로블록스 플러스(월 4.99달러) 구독을 2개월 연속 유지해야 한다. 업데이트 시에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소셜 대화방 형태의 맵이나 자유 드로잉 또는 1대 1채팅 기능이 포함된 게임은 키즈·셀렉트 계정에서 원천 차단된다.
로블록스는 "키즈·셀렉트 계정은 자녀가 로블록스 내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모의 이해를 도울 것"이라며 "글로벌 규제에 맞춰 안전 시스템을 지속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게임 제작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어기지 않고 건전하게 90일간 서비스를 유지하면 1000로벅스를 전액 환불해준다"며 해당 규제가 수익 창출이 아닌 필터링에 목적이 있음을 강조했다.
로블록스의 이 같은 결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졌다. 러시아나 중동 국가들이 접속을 차단한 데 이어 미국에서는 아동 안전과 관련한 주 정부의 소송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과 유럽은 '디지털 서비스법', '온라인 안전법'을 내세워 경고하고 있다.
다만 누구나 제한 없이 무엇이든 만들고, 자유롭게 만나서 노는 샌드박스형 오픈 생태계라는 로블록스만의 강점이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CNBC는 올해 로블록스 유저들의 신규 로벅스 구매(충전)액이 당초 예상치보다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나 줄어들 것으로 보도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로블록스가 자유로운 소통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매력을 낮추면서도 안전 규제를 강화한 것은 그만큼 절박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번 기회에 불필요한 게임이나 위험한 채널들을 정리하면 양질의 콘텐츠를 가진 플랫폼으로 이미지가 더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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