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절대강자, 중국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나
[이한기, 고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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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 |
| ⓒ 유성호 |
신형관 대표는 삼성그룹 중국 담당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중국법인 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중국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고, 30년 넘게 자산운용업에 종사했다. 500개가 넘는 중국 상장기업을 탐방하며 중국 경제와 자본시장의 구조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하고 연구해온 금융 전문가다. 중국 감독기관에 등록된 한국인 1호 펀드 매니저로 활동했던 신 대표는 중국과 한국 경제 교류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외국 금융인으로는 처음으로 상하이 시로부터 외국인 공로상인 '백옥란상(白玉蘭獎)'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취재진은 지난 4월 28일 오후 중국 상하이 '한국상회(韓國商會)'에서 신형관 대표를 만나 'AI·로봇 분야에서 중국의 저력과 그 힘의 원천'을 주제로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못 다한 이야기는 저녁식사 자리까지 이어졌다.
신 대표는 "중국은 사회주의라고 쓰고 자본주의라고 읽어야 하는 나라"라며 "중국을 하나의 거대한 주식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전체 인구 14억 명 가운데 3억~4억 명은 완전 경쟁, 나머지는 안정 유지라는 이중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2600년 동안 이어진 국유제도(1층), 완전한 사회주의 실험(2층), 개혁·개방 자본주의 시스템(3층)이라는 중국의 '적층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주의' 요소만 보면 혁신 에너지를 설명할 수 없고, '자본주의' 요소만 보면 국가의 통제력을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 ▲ 신형관 대표 "중국의 AI·로봇, '산·학·관' 삼각동맹이 원동력"ⓒ 고정미 |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도시 단위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 대표는 "베이징은 AI·임베디드 모델 중심, 상하이는 제조 및 산업 적용, 선전은 하드웨어 및 상용화, 항저우는 AI 스타트업 중심으로 전국 단위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면서 "지방 간에 경쟁하고, 중앙 정부는 경쟁을 관리하는 역할만 한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공산당이 이를 설계한 게 아니지만, AI·로봇 생태계가 형성된 뒤에는 신경써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대학·정부의 관계(역할)에 대해서는 "'AI판 철의 삼각형'이라고 할 정도로 강고하다"면서 "세 주체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밀도높은 '산·학·관'의 협력 구조가 핵심"이라고 한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가드너형 정부(Gardener Government)'라고 할 수 있다"면서 "목수처럼 깎아내는 것이 아니라 정원사처럼 씨앗에 물과 햇빛을 주고 스스로 자라게 하는 방식으로, 항저우가 이 모델을 잘 설명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재 양성과 관련해 교육 시스템의 경쟁력에 대해서 신 대표는 "전체 응시자의 약 0.05%의 합격률을 보이는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에서도 소수정예의 엘리트 특별과정을 운영한다"면서 "이 '또라이'들이 AI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정부가 스타트업 창업 인재들에게는 저가의 임대료로 주거 문제를 해결해주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니 AI·로봇 분야 스타트업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한국의 전략에 대해 묻자 신 대표는 "중국을 사회주의 국가라고 재단하거나,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중국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된 전략이 나온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AI 분야에서 미국이나 중국과 정면 대결한다는 건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틈새 분야는 분명히 있다"면서 "한국이 '강소기업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을 뒤집는 건 치명적"이라면서 "AI·로봇 분야는 결코 단기 승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자신에게 '중국 전문가'라는 호칭을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5천 년 역사에 14억 인구, 31개 성급 행정구를 가진 대륙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전문가'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저는 제가 중국을 잘 모른다는 걸 알기에 매일 7~8시간씩 공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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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 취재진이 4월 30일 둘러본 중국 항저우의 '휴머노이드 전시관'. |
| ⓒ 이한기 |
"(AI·휴머노이드 로봇의) 글로벌 경쟁력을 따지면 선수가 두 팀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이다. 그 밖의 (절대강자는) 없다고 보면 된다. 미·중을 비교하자면,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첨단기술, 즉 머리 쪽은 미국이 앞서 있다. 그러나 모션 컨트롤, 하드웨어 제조, 그리고 실제 현장 투입 수량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압도적이다.
비교 기준의 문제를 더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랩(실험실·연구)에 있는 기술이냐, 팩(공장·생산)에 들어가 실제로 일하느냐, 샵(판매처)을 거쳐 홈(가정·소비자)으로 들어가느냐' 하는 단계들이 있습니다. 랩 기준으로는 미국이 최고다. 그런데 팩으로 들어가서 움직이고 만들어 내며 팔리고 있는 건 사실상 중국이 휩쓸고 있다. 2025년 기준으로 중국이 생산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1만3000대(Omdia 기준)에서 1만8000대(IDC 기준) 사이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이다."
- 미국과 중국의 AI·로봇(휴머노이드) 분야 장·단점은 무엇인가.
"아주 명확하다. 머리는 미국이 좋고, 몸은 중국이 좋다. AI 기반 LLM(Large Language Model, 거대 언어 모델) 분야에서 중국의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격차가 '2~3개월' 수준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실제 그런지 진위는 알 수 없지만, (미·중) 양쪽이 대략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반면, 하드웨어, 즉 로봇을 만들고 움직이게 하는 공급망과 부품은 중국이 단연 앞선다. 테슬라의 로봇에도 중국산 부품이 상당수 들어간다. 미국이 이걸 제재하는 순간, 테슬라 로봇의 가격 경쟁력은 사라진다. 미국이 중국을 막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는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엄청난 타격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화웨이가 자체 OS(운영체제)를 만들고, 중국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SMIC(중국반도체제조국제공사)가 더블 패터닝(Double Patterning) 기술로 7나노 칩을 생산하고,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강제했기 때문이다. '궁하면 통한다'는 격언이 여기서도 적용된다."
- 중국의 대표적인 AI·로봇 기업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현재 중국에는 200개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 완성업체가 있다. 전체 피지컬 AI 기업은 512개다. AI 기업 수는 4000~5000개에 달하며, 전 세계 AI 기업의 약 15%에 해당한다. 이 수치만 봐도 대략 어느 정도 규모인지 알 수 있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기업들은 '항저우 6소룡(六小龍)'이다. 딥시크(AI), 유니트리·딥로보틱스(로봇), 게임사이언스(게임), 브레인코(뇌·컴퓨터공학), 매니코어(3D 공간 설계 플랫폼)가 그들이다. 이 밖에도 푸리에 인텔리전스, 유비테크에서 만든 로봇들이 이미 BMW,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 공장에 투입돼 실제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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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 취재진이 4월 30일 둘러본 중국 항저우의 '휴머노이드 전시관'. |
| ⓒ 이한기 |
"(중국 AI·로봇 산업의 혁신이) 공산당의 설계로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건 인지 오류라고 본다. 이 주제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봐야 한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널드 코스(Ronald Coase) 교수도 그랬고,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파 경제학자인 우징롄(吴敬琏) 교수도 마찬가지의 생각인데, 중국의 개혁·개방은 '변방으로부터의 혁명'이었다.
중국은 1978년 이전 30년 동안 완전한 사회주의(마오주의 계획경제 체제)를 해봤는데 처참하게 실패했다. 인민공사, 협동농장, 대약진운동, 문화대혁명까지. 그 실패의 틈새에서 농촌과 지방 소도시를 기반으로 한 향진(鄉鎭) 기업이라는 민간기업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들이 선전(深圳) 경제특구로 흘러들어가 민영 경제의 씨앗이 됐다. 등소평(鄧小平)은 이 흐름을 사후에 공인했을 뿐이다.
다만, (AI·로봇 산업이 급성장한) 최근 5년을 살펴보면 공산당이 이전의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이런 흐름에 잘 탑승했다는 점은 인정한다. 어느 나라이건 간에 배부르고 등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집권당의 목표이고, 공산당도 그 길을 선택한 거다. 그리고 그런 방향으로 (국가) 자원을 집중하는 데는 공산당이 굉장히 능하다. 대개 기본 방향은 국가가 정하고, 나머지는 경쟁에 맡기는 구조다. 그 경쟁을 부추기고 관리하는 것도 공산당이 잘한다."
- '중국이 자본주의도 아니고 사회주의도 아니'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저는 중국을 하나의 거대한 주식회사라고 생각한다. '사회주의라고 쓰고 자본주의라고 읽어야 하는 나라'다. 14억 명 인구 가운데 동부 연안의 3억~4억 명은 우리보다 더 치열한 완전경쟁 시스템 안에 있다. 공대생이 받는 인센티브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유비테크가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모집할 때 연봉으로 1억2500만 위안(약 260억 원)을 제시했다. 화웨이 임직원은 회사의 주주이기도 하다. 회장 런정페이(任正非)의 지분이 1%도 안 된다. 주요 임직원은 배당금이 연봉보다 많다. 이게 사회주의에서 가능한 일인가?
반면, (전체 인구 가운데) 나머지 10억 명은 (공산당이) 안정화시켜야 할 대상이다. 당이 먹여 살려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중국은 위쪽은 완전 경쟁, 아래쪽은 안정 유지라는 이중 구조로 작동한다. 중국을 사회주의라는 틀로만 보면 이 나라의 혁신 에너지를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
중국의 '적층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2600년 동안 이어진 국유제도(1층), 1949~1978년의 완전한 사회주의 실험(2층), 1978년 이후 개혁·개방으로 만들어진 자본주의 시스템(3층)이 동시에 작동한다. '사회주의'라는 2층만 보면 이 나라의 혁신 에너지를 설명할 수 없고, '자본주의'라는 3층만 보면 국가의 통제력을 과소평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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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 취재진은 4월 28일 오루 중국 상하이 '한국상회(한국인회)'에서 신형관 중국자본시장연구소 대표를 만나 중국의 AI와 로봇(휴머노이드) 산업과 관련해 인터뷰를 했다. |
| ⓒ 조창완 |
"제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다.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梁文锋)은 항저우의 저장대 공대 출신으로 수학·통계·알고리즘·AI를 이용해 투자하는 퀀트(Quant)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를 설립·운영하며 번 돈을 AI 연구에 쏟아부었다. 2019년 무렵 저와도 상품 협의차 만난 적이 있다. 량원펑은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가 본격화하기 전인 2021년에 이미 엔비디아 A100 GPU 1만 개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생 이후 중국 기업가들의 특징은 이전 세대처럼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거나 부동산에 투기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직접 투자한다는 거다. 량원펑도 허름한 집에 살면서 번 돈의 대부분을 AI에 투자했다고 한다. 오픈소스 공개도 '기초 연구는 투자 수익률이 낮지만 업계 생태계를 위해 필요하다'는 그의 철학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본다. 딥시크가 출시된 이후인 2025년 1월 20일 리창(李強) 총리가 참석한 좌담회에 AI업계 대표로 량원펑 혼자 초대된 것은, 정부가 그를 뒤늦게 인정하고 끌어안은 것으로 볼 수 있다."
- AI·로봇 산업 관련해 중국 지방도시 간 경쟁 구도와 클러스터 특성은 무엇인가.
"중국 속담에 '산은 높고 황제는 멀리 있다'는 '산고황제원(山高皇帝遠)'이란 말이 있다. 중앙 권력이 멀리 있어서 지방까지 통제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말처럼 지방 간 경쟁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상하이와 항저우, 상하이와 쑤저우가 각자 유치 경쟁을 벌인다. 중앙 정부는 이 경쟁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AI·로봇 공급망으로 보면 장강(長江) 삼각주(상하이·항저우·쑤저우)가 압도적이다. 부품 공급망의 절반가량이 이곳에 있다. 혁신은 선전이 제일 활발하다. 선전에는 레거시(legacy)가 없는 개발도시이기 때문이다. 선전은 40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명문대도 없고 규제도 없었으니까 실험하기 좋은 도시였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도시 단위 클러스터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베이징은 AI·임베디드 모델 중심, 상하이는 제조 및 산업 적용, 선전은 하드웨어 및 상용화, 항저우는 AI 스타트업 중심으로 전국 단위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
- AI·로봇 산업의 인재 양성과 관련해 중국의 교육 시스템의 특징은 무엇인가.
2025년 중국 대입 수능인 가오카오(高考) 응시자는 1335만 명이다. 최고 명문인 베이징대(北京大)·칭화대(清華大) 신입생이 각각 3000~4000명이다. 이 두 학교의 합격률은 전체 응시자의 약 0.05% 수준이다. 두 학교를 합산할 경우 약 2만 대 1의 경쟁률인 셈이다.
이 가운데 컴퓨터과학 분야의 엘리트 특별과정인 베이징대 튜링반(圖靈班)은 40명, 칭화대 야오반(姚班)은 50명을 소수정예로 뽑는다. 이 '또라이'들이 AI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학생을 시험 부담 없이 추천·선발해 상급학교에 보내는 제도인 '보쑹(保送)'이란 게 있다. 국제올림피아드 수상자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가오카오 없이 추천 입학할 수 있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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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뉴스> 취재진이 4월 30일 둘러본 중국 항저우의 '휴머노이드 전시관'. |
| ⓒ 이한기 |
"기업·대학·정부의 관계는 'AI판 철의 삼각형'이라고 할 정도로 강고하다. 중국 AI 혁신의 가장 강력한 동력은 기업만이 아니다. 기업·대학·정부가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는 협력 구조가 핵심이다. 2018년 35개 대학 1232명이었던 AI 전공 학생 수는 2024년 535개 대학에서 4만3000명 규모로 증가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의 AI 연구 인력은 중국과학원, 베이징대, 칭화대를 중심으로 1만 명 미만에서 5만2000명으로 확대됐다.
기업 측면에서는 딥로보틱스가 대표적인 산학협력 사례다. 창업자 주추궈 대표는 저장대 교수직을 겸임하며 기업을 이끈다.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 프로젝트를 함께한 연구원들이 졸업 후 입사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정부 측면에서는 항저우 시가 AI 기업에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30% 이상 지원하는 바우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항저우 시는 2024년 '인공지능 산업클러스터 고품질 발전에 대한 조치'를 발표해 지원금 추가 지급, 보상금 지원, 인재교육 강화 등 정책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중국은 '가드너형 정부(Gardener Government)'라고 할 수 있다. 목수처럼 깎아내는 것이 아니라 정원사처럼 씨앗에 물과 햇빛을 주고 스스로 자라게 하는 방식이다. 항저우가 이 모델을 잘 설명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중국에서 AI 발전이 기존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두 가지 현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하나는 새로운 직종의 탄생이다. 로봇 훈련사, 데이터 수집 파일럿, 로봇 전시 공간 전문가 같은 직종이 생겼다. 직업학교에서 이게 가장 인기있는 과목이다. 다른 하나는 자발적 직업 이동이다. 중국 104개 대도시에서 활동하는 배달 라이더가 약 2700만 명입니다. 이들은 공장에서 일하느니 배달을 선택한 거다. 자기 의지로 선택한 직종 전환이다.
사진기가 나왔을 때 화가들이 반발했지만, 그 이후 입체주의 화가 피카소(Picasso)나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Dalí)가 탄생했다. 자동차가 나왔을 때 마부들이 반발했지만 자동차 산업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 AI와 로봇 산업도 단기적으로는 일부 일자리를 대체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직종과 산업을 만들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 전환 과정에서 적절한 사회 안전망과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 AI 시대에 한국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보나.
"답하기가 참 어러운 질문이다. 일단 중국을 제대로 아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본다. 지금 한국에서 중국을 보는 시각이 너무 피상적이다. 사회주의 국가라고 재단하거나, 너무 단순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극단적인 시각도 많다. 제가 지금 하는 활동의 핵심도 중국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된 전략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한국이 '강소기업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AI 분야에서 미국, 중국과 정면 대결한다는 건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틈새 분야는 분명히 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그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역량이 있느냐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략을 뒤집는 건 치명적이다. 중국의 AI·로봇 산업 정책이 15년 이상 일관되게 유지되어 왔다는 걸 잘 새겨봐야 한다. AI·로봇 분야는 결코 단기 승부가 아니다."
[알림] 장미꽃과 함께하는 서교동마당집 5월 오마이포럼을 5월 30일 오후에 진행합니다. 주제는 '중국의 AI산업, 이미 미국을 앞섰다? - 14억이 만드는 인공지능 생태계, 어디로 향하고 있나'입니다. 이날 포럼에서는 임선영 중국경제전문가가 주제 발표를 하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4월 중국AI 산업 현장을 보고 온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임선영 님은 중국 칭화대 전산언어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중국경제미래지도> <중국AI미래지도>(출간 예정)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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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미꽃과 함께하는 서교동마당집 5월 오마이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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