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기자석이 어디에요?' 비 맞으며 수원종합운동장 한바퀴 빙빙 돈 사연 [AWCL 현장]

[풋볼리스트=수원] 김진혁 기자= 비는 멈출 줄 모르고 기자석 가는 길은 도저히 못 찾겠다. 자원 봉사자에게 물어봐도 본인 소관 구역이 아니라고 한다. 10분은 족히 돌고 돈 끝에 목적지를 찾았다.
지난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파이널 4강전이 진행됐다. 멜버른시티(호주)와 도쿄베르디벨레자(일본),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과 수원FC위민이 4강 대진을 형성했다. 23일은 같은 장소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대회 첫날, 수원종합운동장은 새벽부터 빗방울이 쏟아졌다. 시간당 약 2mm의 봄비가 그칠 줄 몰랐고 결승 진출을 위해 뜨거워져야 할 경기장 열기를 잠시 식혔다. 취재진이 많이 몰릴 걸 예상해 멜버른 대 도쿄베르디 킥오프 2시간 전 일찌감치 경기장에 도착했다. 기우였을까. 정작 도착했을 땐 수원종합운동장 내 새로 마련된 미디어센터는 텅텅 비어있었다.
여유롭게 취재를 준비하던 중 수원FC위민 관계자가 "기자석이 비에 젖어 난리가 났다. 일찍 가셔서 좋은 자리를 잡는 걸 추천드린다"라며 권유했고 자리를 맡을 가방과 우산을 챙긴 뒤 천천히 미디어센터를 나섰다.

그런데 기존에 알던 것과는 모든 게 바뀌어 있었다. 본래 K리그 경기 간 수원종합운동장은 경기장 중앙 현관을 통해 취재진이 입장한다. 중앙 현관 한 편에는 기자석으로 곧장 통하는 내부 계단이 마련돼 있어 동선이 짧고 편리했다. 평소처럼 중앙 현관으로 가려고 하는데 문앞을 지키던 시큐리티가 미디어 게이트를 이용해 달라며 막아 세웠다. 우회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했고 다시 대회 관계자들이 비표를 나눠주는 쪽 입구로 이동해 실내로 입장했다. 그런데 여기도 중앙 현관으로 이동하는 내부 복도를 막아두고 있었다.
사진 기자실, 운동장 외곽 복도 등 실내 어느 곳을 돌아봐도 '기자석'이라는 안내판과 위 층으로 올라갈 계단은 없었다. 통로 곳곳에 서 있던 자원 봉사자들에게도 질문을 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제 소관은 아니라서…"였다. 평범한 길도 못 찾는 자신을 한탄하며 경기장 외부로 터덜터덜 나왔는데 그제야 '기자석' 안내판이 눈에 보였다.

경기장 내부가 아닌 외부 오르막길 통로를 이용해야 했다. 당연히 지붕은 없으니 빗 길을 뚫고 이동했다. 종합운동장 건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콘크리트 외벽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외벽 2층 구역이 나왔다. 가장 가까운 쪽 입구를 보고 여기구나 하고 들어갔지만, 이곳은 또 '관중 입장 게이트'이었다. 결국 외벽 2층 통로를 따라 30m 정도 더 걸어가니 드디어 기자석 출입구가 나왔다.
어찌 된 영문인지 대회 관계자에게 문의했다. 알고 보니 ACL 규정 때문이었다. 경기장 관리 주체인 수원FC 관계자는 "ACL 클럽대항전 운영 규정상 VIP, 관중, 미디어 동선이 전부 구분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부득이하게 미디어 동선이 꼬여버렸다"라고 설명했다. 대한축구협회 및 여자축구연맹 관계자도 "최대한 ACL 측과 협의해서 그나마 미디어센터와 가까운 오르막길 통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불편하다고 말할 게 아닌 대회 관계자들의 최대한 노력이 들어간 배려였다. 수원FC는 이번 AWCL 진행을 위해 별도의 미디어센터를 새로 지어야 했다. 앞서 말했듯 중앙 현관은 VIP 게이트로 활용돼야 했기 때문이다. 수원FC는 AWCL 파이널 개최를 확정한 직후부터 5일 만에 미디어센터 건축과 중앙 현관 리모델링을 바쁘게 진행했다. 급하게 완공된 미디어센터에서 기자석까지 최적의 동선을 쥐어짰고 ACL 측에 협조를 요구한 끝에 도출된 게 현재 방식이었다.
수원FC는 AWCL로 새로 지은 시설들을 K리그 일정에도 활용하고자 한다. 수원FC 관계자는 "현재 AWCL에 맞춰서 중앙 현관을 브랜딩 해놨다. 리그 때는 어떤 식으로 활용할 지는 고민 중"이라며 활용 의지를 전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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