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극적 합의에 외신 주목…“공급망 불안 덜어”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고 파업 계획을 보류하자 주요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 노조가 당초 예고했던 파업을 잠정 보류하고 사측과 마련한 잠정 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협상이 며칠간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고 전하면서 21일부터 예정됐던 18일간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개발 가속화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데이터센터 서버와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생산 차질이 현실화했다면 글로벌 기술 공급망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었다며 이번 파업 보류로 생산 감소 우려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AP 통신도 삼성전자 파업 보류 소식을 신속히 전하며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운영을 둘러싼 우려가 다소 줄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잠정 합의가 여러 차례 결렬 위기를 거친 끝에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로 극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한국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라고 소개한 뒤 AI 붐으로 이미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길 위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노사 갈등의 핵심 원인으로 수익성이 높은 메모리 사업부와 적자를 내는 비메모리 사업부 간 성과급 배분 문제를 꼽았다.
실제 파업이 벌어지더라도 생산 차질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톰 쉬 애널리스트는 AFP와 인터뷰에서 “전 공정(front-end) 설비의 자동화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D램 및 낸드플래시 생산이 차질 없이 정상 가동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파업에 따른 잠재적 영향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부문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글로벌 AI 인프라 호황 속에서 노동자들의 이익 분배 요구가 커지며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협상 과정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기업들이 AI 인프라 호황으로 거둔 이익의 더 큰 몫을 노동자들이 요구하면서 전국적으로 긴장이 높아진 상황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AFP 역시 이번 사태가 한국 기술 기업들의 수혜로 국가 경제 성장과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AI 열풍 속에서 벌어졌다고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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