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 임금협상 극적 타결, 경제 도약 계기 삼기를
李, 노조 영업이익 분배 무리수 지적
성과급 치킨 게임 자제 묘수 찾아야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이 총파업을 1시간30분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가장 첨예한 이슈였던 성과급 분배 방식의 경우 사측이 1년간 유예하면서 노조의 의사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당초 적자 사업부에 대한 수억원의 성과급 제공을 거부했지만 총파업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일부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22~27일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타결 전까지 난항의 연속이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전날 중재안을 내놨지만 노측은 수락했고 사측은 수락을 유보해 2차 사후조정이 불성립됐다고 20일 밝혔다. 사후조정이 결렬된 건 적자에 허덕이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의 성과급 규모에 대한 입장차 때문이었다. 사측은 입장문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칫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된 이날 오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중재에 나서면서 삼성전자 노사는 다시 마주 앉아 교섭을 재개했고 결국 자정 무렵 돌파구가 가까스로 마련됐다.
파국을 면한 건 천만다행이다. 재계에선 삼성전자 파업이 초래할 직접 손실액이 40조원, 간접 피해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은행은 파업이 현실화 한다면 올해 성장률이 최대 0.5%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반도체 분야 최대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의 파업 가능성으로 세계 기술 공급망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하는 등 세계의 이목도 쏠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이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진 것은 뼈아픈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갖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선을 넘지 마라”고 노조를 비판했다. 이 참에 기업 이익의 분배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때다.
삼성전자에 이어 카카오 노조가 이날 영업이익 분배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현대중공업, 현대차 노조들도 임단협 요구안에서 영업이익 30% 분배를 내세웠다. 대기업 노조들의 주장은 약자의 생존권 보장과 관계없는 이기적 이익 챙기기에 다름 아니다. ‘성과급 치킨게임’이 본격화되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의 미래 투자 여력이 위축되고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 대통령 말대로 노동권만큼 경영권, 주주권도 존중 받아야 한다. 이것이 기업의 실질 성장 동력이다. 삼성전자 노사 타결이 사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노사 문화와 경제계 도약의 시작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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