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막은 합의문…누가 무엇을 양보했나
DS 특별성과급 10.5%·적자사업부 보상 2027년부터 적용
노조는 현금 요구 낮추고, 사측은 적자사업부 보상 예외 수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도출한 2026년 임금 및 성과급 잠정합의안은 파업 직전까지 맞섰던 성과급 원칙을 두고 양측이 각각 한발씩 물러선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당초 성과급 재원을 영업이익의 15% 수준으로 확대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일정 수준의 보상이 돌아가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반면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을 앞세워 적자 사업부 보상 확대와 성과급의 고정비화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양측은 기존 성과인센티브(OPI) 제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DS(반도체)부문에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두는 방식을 택해 절충안을 마련했다.
![손 맞잡은 노사정(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손을 맞잡고 있다. 2026.5.20 [공동취재] xanadu@yna.co.kr](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1/552842-MG6mj39/20260521004903062bfcx.jpg)
◇ OPI는 기존 방식 유지…사측, 성과급 기본 틀 지켜
20일 나온 노사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삼성전자 성과급은 기존 OPI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OPI는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초과분의 일정 비율을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삼성전자의 대표 성과급 제도다. 기존처럼 연봉의 최대 50% 한도 안에서 운영된다.
노조가 그간 OPI 폐지 또는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부분은 사측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대목이다. 회사는 기존 성과급 체계의 근간을 흔들지 않고, OPI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사측이 강조해온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도 OPI 영역에서는 그대로 남았다. 성과급의 기본 축은 기존 제도대로 유지하고, 추가 보상 문제는 별도 제도로 분리한 것이다.
◇ 특별성과급은 별도 신설…노조, 상한 폐지 관철
반면 노조는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서 핵심 요구였던 '상한 폐지'를 확보했다.
합의문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에 대해 지급률 한도를 두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는 기존 OPI가 연봉의 최대 50%라는 상한을 갖는 것과 구분된다.
즉, OPI 자체의 상한을 없앤 것은 아니지만, DS부문에 한해 별도 특별성과급을 만들고 그 특별성과급에는 한도를 두지 않는 방식으로 절충한 것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OPI 폐지라는 제도 전면 개편은 얻어내지 못했지만, 반도체 부문 초과 성과가 발생할 경우 기존 한도와 별개로 보상받을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사측 입장에서는 기존 OPI를 건드리지 않고도 노조 요구의 일부를 흡수한 구조다.
기존 성과급 제도와 신설 특별성과급을 분리해 운영하기로 한 점이 양측 절충의 출발점이다.
◇ 특별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 10.5%로 합의
특별성과급의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의 10.5%로 정해졌다.
기존에 노조가 재원의 투명화를 위해 요구했던 영업이익의 15%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는 전체 OPI가 아닌 특별성과급에 대해 산정 기준을 '사업성과'로 둔 것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차치하고라도 산정 기준에서 사측의 부담 완화 논리가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이익 대신 노조와 합의한 수치안에서 초과 성과 발생 시 기존 OPI 한도와 별개로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한 셈이다.
사측은 산정 기준을 조정함으로써 성과급이 자동적으로 커지는 부담을 줄였다.
◇ 자사주 지급·매각 제한…현금 보상 요구는 후퇴
지급 방식에서는 사측의 입장이 더 크게 반영됐다.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회사가 정한 조건에 따라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된다.
지급된 주식의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지만, 3분의 1은 1년간, 나머지 3분의 1은 2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이는 성과급을 현금으로 즉시 지급할 때 발생하는 단기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는 장치다. 동시에 임직원 보상을 주가와 중장기 성과에 연동시키는 효과가 있다.
노조로서는 특별성과급 제도와 상한 폐지는 얻었지만, 지급 방식에서는 즉시 현금화 가능성을 양보했다. 사측은 자사주 지급과 매각 제한을 통해 보상 부담을 시간적으로 분산했다.
◇ 적자사업부 보상은 제도화하되 2027년부터 적용
이번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은 적자사업부 보상 방식이었다.
사측은 적자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확대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반면 노조는 같은 DS부문 안에서 사업부별 실적 차이만으로 보상을 과도하게 갈라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합의안은 이를 1년 유예 방식으로 풀었다. DS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의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로 정해졌다. 공통조직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하기로 했다.
적자사업부는 부문 재원을 활용해 산출된 공통 지급률의 60%를 지급률로 적용한다. 다만 이 조항은 2027년분부터 시행된다.
노조는 적자사업부에도 보상 기준을 마련했다. 사측은 올해 즉시 적용을 피하면서 성과주의 원칙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할 여지를 남겼다.
◇ 10년 제도화 얻은 노조…사측은 지급 조건으로 방어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은 향후 10년간 적용된다. 노조로서는 일회성 격려금이 아니라 장기 보상제도를 확보한 의미가 있다.
다만 지급 조건은 높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는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200조원 달성 시 지급한다. 2029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년 DS부문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지급하도록 했다.
이는 사측이 성과급의 고정비화를 막기 위해 넣은 통제 장치로 볼 수 있다. 제도는 장기화했지만, 실제 지급은 초과 성과가 확인될 때 가능하게 했다.
고직급인 CL4에 대해서는 업적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률을 가감하기로 했다. 가감률은 기존 OPI 기준을 적용한다. 회사의 평가 차등 원칙도 합의문 안에 남았다.
◇ DX·CSS 자사주 지급으로 전사 형평성 보완
DS부문 중심의 특별성과급 논의가 전사적 형평성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보완책도 담겼다.
노사는 DX부문과 CSS사업팀에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별도 지급하기로 했다. 교섭의 핵심은 DS부문 성과급이었지만, 삼성전자 전체 조직 안에서는 DX부문과 지원 조직의 상대적 박탈감도 변수였다.
DX와 CSS에 대한 자사주 지급은 DS 특별성과급 제도화에 따른 내부 균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생협력 항목도 포함됐다. 회사는 노사합의 정신에 기초해 협력업체 동반 성장, 지역사회 공헌, 산업 안전 등을 위한 재원 조성 및 운영 계획을 조속히 발표하기로 했다.
결국 이번 잠정합의는 OPI와 특별경영성과급을 분리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성과급 갈등을 봉합한 것이다.
사측은 OPI를 유지해 기존 성과급 체계와 성과주의 원칙을 지켰고, 노조는 DS 특별경영성과급 신설과 한도 폐지를 통해 반도체 부문 초과 성과에 대한 별도 보상 통로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해야 최종 효력이 발생한다. 투표 결과 과반 참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되면 총파업은 최종 철회된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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