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AI 글라스

고승욱 2026. 5. 2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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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대기자


10년 넘는 시행착오 끝에 스마트 글라스가 ‘AI 글라스’로 부활했다. 스마트 글라스는 카메라, 마이크, 디스플레이, 센서가 결합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다. 여기에 AI 기술을 얹어 사용자의 지시에 즉각 반응토록 한 것이 AI 글라스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웨어러블 기술을 결합한 웨어러블 AI 시대다. AI 글라스는 그중 대표선수다.

원조는 구글이 2013년 선보인 구글 글라스다. 오른쪽 상단에 모니터 역할을 하는 프리즘이 장착된 안경 형태의 디바이스였다. 장착된 카메라로 바라보는 곳을 촬영하는 기술은 새로운 게임체인저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무거웠고, 배터리 수명이 짧았다. 고가의 시제품을 출시했지만 기술적 완성은 더뎠다. ‘도촬’ 공포도 확산됐다. 착용자를 비하하는 ‘글래스홀(glasshole)’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10억 달러 넘는 개발비를 투입한 구글은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그동안 기술이 발전했다. 카메라는 더욱 작아졌고 성능은 월등히 좋아졌다. 배터리는 좁은 안경테에 장착해도 충분하게 됐다. 초절전 디스플레이도 나왔다. 이를 토대로 2021년 메타가 선글라스 전문회사 레이밴과 손잡고 AI 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출시했다. 레이밴 메타는 오는 25일부터 국내에서 판매된다. 절치부심한 구글도 삼성과 손을 잡고 개발한 새로운 AI 글라스 2종을 20일 공개했다.

AI 글라스는 보이는 것을 AI가 분석케 하는 ‘Look and Ask’ 기능이 압도적이다. 안경을 쓰고 음성으로 AI를 호출해 눈앞에 있는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을 불러 길 안내를 받고, 영어 표지판을 잠시 쳐다보면 한글로 번역해준다. 그러나 부작용을 극복할 법과 제도는 턱없이 부족하다. 외국에서는 이미 사생활 침해와 도촬, 도청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일반 선글라스와 구별하기도 힘들고, 촬영 여부 확인도 어렵다. 간단한 구글링으로 왁싱숍 직원이 AI 글라스를 착용했다는 식의 기사를 수없이 찾을 수 있다. 우리도 다를 리 없다. 서둘러 대책을 찾아야 한다.

고승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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