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빨아들이는 美 국채… 원·달러 환율 4거래일째 1500선

박세환 2026. 5. 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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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인플레 우려… 장기금리 급등
정부 “필요시 적절한 조치” 경계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20일 1510원대를 터치했다. 장중 환율은 4거래일째 1500원 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이 겹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원 내린 1506.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1513.4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초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장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15일 이후 15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환율을 밀어 올린 핵심 요인은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다. 미국·이란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오르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졌고,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하거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둘 수 있다는 경계감이 번졌다. 19일(현지시간) 미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20%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도 한때 4.69%까지 뛰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를 동시에 자극한다. 미국 자산의 수익률 매력이 커지면 글로벌 자금이 달러화 자산으로 쏠리고, 신흥국 통화에는 약세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엔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일본 당국의 개입에도 엔·달러 환율이 160엔 선에 근접하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에 약세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환율 상방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정부도 외환시장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요 외국계 금융회사 관계자들과 외환시장 간담회를 열고 “한국 경제 펀더멘털 대비 변동성이 과도하다”며 “시장 변동성 확대가 투기성 거래 증가로 전이되지 않도록 24시간 면밀하게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중장기 국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 신뢰 제고에도 나설 방침이다.

다만 외환당국이 곧바로 강도 높은 추가 대응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이번 환율 상승이 미국 장기금리 급등을 비롯한 대외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환율의 절대 수준보단 원화 약세가 다른 통화 흐름을 넘어 과도하게 확대되는지를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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