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반도체 핵심 부품’…글로벌 빅테크에 1.5조원 공급
삼성전기가 글로벌 대형 기업에 1조5570억원 규모의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로, 삼성전기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 실리콘 커패시터 사업에서 거둔 첫 대규모 공급 성과다. 계약 상대는 비밀 유지 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전력 안정화를 돕는 핵심 부품이다.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내부에 탑재된다. 최근 AI 반도체는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이 급증하면서 전력 소모량도 크게 늘고 있는데, 순간적인 전력 변동에도 성능이 저하되거나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커졌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반도체와 가까운 위치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에 비해 저항 수치를 100배 이상 낮춰 반도체의 신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높고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 소수 기업이 시장을 과점해왔다. 삼성전기는 기존 MLCC와 기판 사업에서 쌓은 초미세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AI 핵심 부품 공급망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삼성전기는 AI 서버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 등 고성능 컴퓨팅 분야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이날 삼성전기 주식은 전날보다 7.5% 오른 106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AI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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