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 반도체 첫 대형 잭팟…1.5조 실리콘 캐패시터 수주
GPU·HBM 전력 안정화 핵심 부품…AI 서버 공급망 본격 진입

삼성전기가 AI 반도체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실리콘 캐패시터' 대형 공급 계약을 따내며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에서 쌓아온 초미세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공급망에 본격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대형 기업과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실리콘 캐패시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2028년 12월까지 2년이다. 고객사는 경영상 비밀 유지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실리콘 캐패시터 사업에서 거둔 첫 대규모 수주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AI 서버용 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탑재돼 전력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부품이다. AI 반도체의 전력 소모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업계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AI 서버 시장에서는 전력 안정성과 신호 무결성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반도체는 순간적인 전력 변동에도 성능 저하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도체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노이즈를 제거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 기술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실리콘 캐패시터는 기존 MLCC 대비 저항(ESL·ESR)이 크게 낮아 고속 신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실리콘 웨이퍼 기반 초박형 구조로 제작돼 고밀도 집적에 유리하고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시장을 중심으로 채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삼성전기가 AI 반도체 핵심 공급망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실리콘 캐패시터 시장은 높은 기술 장벽과 까다로운 고객사 인증 절차로 인해 일부 글로벌 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삼성전기가 이번 수주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 AI 서버용 부품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기는 최근 AI 서버용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와 고부가 MLCC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맞춰 전력·신호 안정성과 관련된 핵심 부품 공급 역량을 동시에 강화하며 'AI 인프라 부품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이번 계약은 삼성전기가 AI 시대 핵심 부품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제품 라인업 확대와 글로벌 고객 협력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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