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이 협상 중재·긴급조정권 발동 검토… 긴박했던 정부

김유나 2026. 5. 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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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3~5일 후 발동여부 결정 전망
제품 하자 우려… 빠른 개입 시각도
협상 한계… 강제 중재재정할 수도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의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임금협상 교섭을 재개하고 있다. 교섭에는 노측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 중재자로 나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는 김영훈 장관이 직접 삼성전자 노사 자율 교섭을 주재하는 등 중재에 나서는 한편 노조 총파업에 대비한 긴급조정권 발동 시점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총파업 3~5일 후부터가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삼성전자노조 총파업의 피해 규모 등을 지켜본 뒤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대략적으로만 추정해 긴급조정권 발동을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지표를 객관적으로 산출해야 하므로 파업 돌입 직후 곧바로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노동위원회 의견 조회 절차 등 행정적인 절차를 준비한다면 최소 2~3일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긴급조정권은 1963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네 차례 발동됐다. 발동 시기에 관한 규정은 없다. 1969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파업 땐 78일 만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했고,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때도 한 달 넘은 시점에 개입했다.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당시에는 25일 만에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했지만 같은 해 연말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때는 사흘 만에 개입했다. 약 3233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던 아시아나 파업 직후여서 빠르게 개입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정부가 과거보다는 서둘러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단순히 공정률만 따져서는 피해 규모를 정확히 추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파업 기간 제품 하자가 우려된다며 고객사가 납품받기를 거부하거나 거래선을 바꾸는 식의 장기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개입 목소리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에 참여하는 노조원 규모도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나 시점의 중요한 변수다. 노조는 조합원 7만명가량이 총파업에 참여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참여 인원은 적을 수 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생 노조로 파업은 처음인 데다 총파업에 돌입하면 심리적 부담이 상당해 조합원 이탈이 많을 수 있다”며 “긴급조정권을 급하게 발동할 필요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파업을 멈춰 세우는 권한보다 ‘중재재정’을 위해 빠르게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긴급조정 시에는 노·사·공익위원 1명씩 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재정을 내린다. 이는 노조법상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갖고, 노사 모두 따라야 한다.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은 “교섭의 기법으로 긴급조정권이 활용될 수 있다”며 “노조 입장에서는 조합원 눈치를 덜 수 있고, 회사도 노조 요구를 자율 합의해주는 방식보다 부담을 덜 수 있으므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그동안 삼성전자 노사 대화를 보면 정부가 개입해야만 이견을 좁힐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만큼 상호 신뢰가 낮기 때문에 자율 교섭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정부가 빠르게 정리해주는 게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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